제155화
한연서는 수그렸던 고개를 조심스레 들었다. 입가에 걸린 미소는 부끄러움에 살짝 젖어 있었지만, 결의는 뚜렷했다.
“서찬 오빠, 정말 어쩔 수가 없었어.”
도서찬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깊게 찌푸린 눈살로만 그녀를 응시했다. 그의 침묵은 무거운 압박감으로 주변 공기를 내려 앉혔다.
“이 곡, [소소한 행복]은 이제 나의 곡이야.”
한미가 침묵을 깨며 조용하고 단호하게 설명했다.
“이런 말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 안 그럼 이미지에 안 좋을 테니까.”
도서찬의 얼굴에는 아무런 동요가 읽히지 않았다. 그녀의 변명은 완전히 빗나가고 있는 것 같았다.
한연서는 조금 더 목소리를 높여 실토했다.
“그 팬은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어. 오빠가 의심스러우면 직접 기록을 확인해 봐.”
그녀는 잠시 멈춰 숨을 고른 뒤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이번에 막아 봤자 다음엔 결국 들어오고 말 거야. 피할 수 없는 일이야.”
마지막으로 그녀는 가장 논리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생각해 봐, 그때 우리가 ‘연’에게 이 곡을 살 때 제시한 가격은 절대 낮지 않았어. 유명 작사가의 시장 가격이 보통 2억 안팎인데 오빠가 내신 20억이면 충분히 후한 거야.”
하지만 한연서가 이렇게 많은 말을 해도 도서찬은 여전히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차 안은 무거운 침묵으로 가득했다.
두 사람은 마주 보고만 있었고 마침내 한연서가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수그렸다.
“서찬 오빠, 가끔은 수단과 방법이 필요할 때도 있잖아.”
한연서의 목소리는 낮고 잔잔했지만, 그 안에는 복잡한 감정이 서려 있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아. 목표를 이루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할 때도 있어. 만약 지금 내 이미지가 무너지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해낼 수 있겠어.”
“결국, 내가 하는 일이 옳은 길이라면 그걸로 된 거 아니야?”
그는 잠시 멈춤을 두더니 고개를 들며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노을 씨도 이렇게 한 거 아니었어?”
도서찬은 이를 꽉 깨물며 눈이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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