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황노을은 날이 밝은 후에야 눈을 떴다.
창문을 통해 비스듬히 비추는 오전 햇살은 황금빛을 머금고 있었다.
“노을아, 드디어 깼구나!”
임지은의 목소리가 들렸다.
막 깨어난 황노을은 멍한 상태로 곁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임지은과 주민재를 바라봤다. 온몸으로 밀려오는 통증에 어제 일어난 모든 것이 떠올랐다.
“나...”
황노을은 한 글자만 말한 뒤 멈추었다.
몸의 통증과 쓰러지기 전에 본 선명한 피, 모든 것이 불길한 예감을 주었다.
“노을아...”
조심스럽게 황노을을 일으켜 앉힌 임지은은 슬픈 얼굴로 황노을에게 말했다.
“아이는 없어졌어.”
황노을은 입을 벌렸지만 아무 말도 못한 채 다시 입을 다물었다.
약 30초간 침묵하던 황노을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응.”
기쁨도 슬픔도 없는 표정, 아무런 반응도 없는 것처럼 아주 평온하게 대답했다.
임지은과 주민재는 서로를 바라보더니 결국 주민재가 다가와 그녀에게 말했다.
“노을아, 당분간은 건강 챙기면서 회복에 집중해. 계단에서 굴러떨어졌지만 다행히 골절은 없어. 하지만 주위 인대도 조금 손상되었고 부딪히면서 가벼운 뇌진탕도 있어 아직 회복 중이야. 그리고 유산까지...”
말을 하는 주민재는 목소리가 아주 부드러웠다. 마치 언성을 조금만 더 높여도 황노을이 갑자기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처럼 느끼듯 조심스러웠다.
“그 음악 프로그램은 일정 미룰게. 이후에는...”
“참가할 거예요.”
주민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황노을이 말했다.
이불 속에 숨겨진 두 손은 어느새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어 피가 배어 나왔다.
너무 아팠지만 그것이 그녀에게 더 현실감을 주는 것 같았다.
침대에 기대어 앉은 황노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주민재를 바라보았다.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첫 라이브 방송까지는 사흘밖에 안 남았어.”
주민재가 걱정하는 얼굴로 말했다.
“네 몸 상태가...”
“할 수 있어요.”
차분하게 이 말을 반복하는 황노을은 목소리에 그 어떤 기쁨이나 슬픔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