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이미 이혼 조정 기간이라는 사실을 도휘명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 바로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 이상으로는 할 생각도 없고, 할 수도 없었다.
황노을은 휴대폰을 다시 내려놓았다.
한편으로 도서찬은 차에 앉아 자기가 보낸 문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3분이 지났는데도 그녀는 답장이 없었다.
도서찬은 문자를 위로 넘기다가 문득 그녀가 마지막으로 답장했던 때가 가정법원에 가기 전이란 걸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노을이를 본 게 언제였지? 3일 전 병원에서 본 게 마지막이었나?’
그때 황노을은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세 마디밖에 하지 않았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무슨 일인데요?”
그리고 그가 떠나기 전에 ‘서찬 씨’라고 불렀던 게 마지막이었다.
심지어 첫 두 마디는 그를 향한 말도 아니었다.
도서찬은 갑자기 황노을이 보고 싶어졌다.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후로 어떻게 된 거지?’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도서찬은 오늘 왜 자꾸만 황노을이 생각나는지 몰랐다.
이때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건 그 가면을 쓴 여성이었다.
‘아마 그 여자 때문에 울고 웃던 황노을이 떠오른 거겠지.’
똑똑.
누군가 창문을 두드려서 고개를 들었더니 창밖에는 한연서가 서 있었다.
“서찬 오빠.”
한연서는 차 문을 열어 그의 옆에 앉았고, 도서찬은 본능적으로 휴대폰을 거두었다.
한연서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 듯했지만 돌아서 문을 닫는 순간 한 줄기 원망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다시 도서찬을 마주할 때는 얼굴에 이미 미소가 번져 있었다.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 오래 기다렸지?”
“아니.”
“다행이네.”
한연서가 웃으면서 말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비를 뚫고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다.
한연서가 녹화 현장의 재미난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도서찬은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가면을 쓰고 있던 여자가 했던 말이었다.
“먼저 연서 씨가 저한테 무슨 말을 했는지부터 물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서찬 오빠. 오빠?”
한연서의 목소리가 들려와서야 정신을 차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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