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화
마운틴 주차장.
도서찬과 한연서는 차로 돌아갔다. 그는 먼저 한연서를 조수석에 태운 뒤, 주안 그룹 직원이 건네는 손잡이 달린 금고를 받았다.
덮개를 열자, 그 안에는 모이사나이트와 블러드 루비 펜던트가 은은한 빛을 품고 있었다.
“수고하셨어요.”
도서찬은 확인을 마치고 고개를 끄덕였다. 직원들이 물러나자, 그는 차에 오르지 않고 잠시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고개를 들어 주변을 바라보니, 보안팀에 가로막힌 기자들이 여전히 카메라를 치켜들고 있었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 목록을 천천히 훑었다. 그러다 마침내 황노을과의 대화창을 찾아냈다. 알림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다른 창들과 달리, 그곳은 적막했다. 아무 흔적도, 답신도 없었다. 그녀는 끝내 그를 찾지 않았다.
“서찬 오빠?”
한연서의 목소리가 불쑥 들려왔다. 언제 차 문을 열고 내렸는지, 그녀는 조수석 옆에 서서 병약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혹시 물건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힘이 없었다.
도서찬은 휴대폰을 집어넣고 고개를 저었다.
“아니. 집에 데려다줄게.”
“응.”
곧 부가티 센도디에치가 굉음을 울리며 산 아래로 내달렸다. 도로 위의 차량들은 그의 차를 보자 스스로 길을 비켜 주었다.
곧게 뻗은 길 위를 질주하는 동안, 운전석의 도서찬 얼굴은 돌처럼 굳어 있었다.
____
몇 시간 뒤, 자선 경매회가 열렸던 마운틴 별장 일대는 차츰 평온을 되찾았다. 사람들로 붐볐던 공간은 질서를 회복하고, 한때의 소란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온라인 세상은 이제 막 불이 붙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화제가 된 것은 상류층 사이에서 은밀히 벌어진 도박판이었다. 888과 823을 둘러싼 경쟁에 맞춰 두 가지 내기가 동시에 진행됐다.
첫 번째 내기는 단순했다. 최종적으로 누가 물품을 차지할 것인가였는데 결과는 뻔했다. 도서찬의 막강한 재력이 보장되어 있었기에 배당률은 극도로 낮았다.
하지만 두 번째 내기는 달랐다. 도서찬이 직접 뛰어든 뒤에도, 823이 과연 몇 번까지 따라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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