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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진짜 웃기네. 모이사나이트는 네 거잖아. 네가 낸 돈이 연서 씨보다 훨씬 많았지. 얹혀 간 건 오히려 연서 씨 아닌가?” 주민재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다. “원래 우리 주안 그룹에서는 연서 씨를 초대하지도 않았어. 지가 억지로 끼어든 거라고! 방금 확인했는데, 이후에 별도 기부도 안 했더라. 그냥 도 대표님 뒤만 졸졸 따라다닌 거지.” 황노을은 기사를 끝까지 읽고 나서, 휴대폰을 주민재에게 돌려주었다. “연서 씨가 서찬 씨 옆에 있는 한, 그 기부금도 자연히 연서 씨 몫으로 계산되는 거겠죠.”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하지만...” 주민재는 무언가를 말하려다 끝내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너희는 아직 이혼도 끝나지 않았잖아. 지금 쓰이는 돈은 네 것과 도 대표님의 공동 재산인데...’ 그는 그 말을 삼켰다. 괜히 그녀의 마음에 상처를 남길까 두려웠다. 그러나 황노을은 이미 그의 속내를 짐작하고 있었다. 그녀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저와 서찬 씨는 결혼 전에 계약서를 썼어요. 이혼하면 제가 가져갈 수 없는 게 훨씬 많아요.” 주민재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황노을이 한마디 덧붙였다. “재벌이라는 게 다 그렇잖아요. 주씨 가문도 마찬가지고요. 게다가 지금 온라인에 떠도는 말들은... 민재 씨, 저는 제가 이나라는 걸 아직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아요.” 주민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사정을 모를 리 없었다. 다만 억울한 마음 때문에 분노가 치밀었을 뿐이었다. 황노을은 그런 그의 마음을 알았기에 더는 말하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여전히 창밖을 향했다. 주민재는 그녀의 옆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고개를 떨궜다. ‘만약 내가 더 강했다면, 두 형을 몰아내고 주안 그룹을 쥘 힘이 있었다면, 오늘 같은 상황에서 노을이를 방패 삼지 않아도 됐을 텐데...’ 그는 두 손을 꼭 움켜쥔 채, 끝내 시선을 거두었다. 마이바흐는 어둠을 가르며 병원으로 향했다. ___ 그 시각, 벤틀리 안. 차씨 가문의 남매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화려한 미모의 차서희은 휴대폰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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