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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뭔데?” 성수혁이 무심코 고개를 돌리자 정해은이 조용히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만약 어느 날 저랑 백유라가 동시에 물에 빠진다면 당신은 누구부터 구할 거예요?” 성수혁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너 요즘 너무 한가한 거 아니야? 부잣집 사모님 노릇이 그렇게 심심하면 회사 일이나 좀 도와보든가.” 그는 문득 생각났다. 정해은은 몇 년째 직장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보냈다는 걸. ‘지금 돌아간다 한들 아마 인턴보다도 못하겠지.’ 그래서 성수혁은 이런 말을 덧붙였다. “아니면 임 비서한테 말해서 자리 하나 만들어줄게. 그냥 앉아만 있어도 되는 일, 하루 종일...” “왜 대답 안 해요?” 정해은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눈빛으로 성수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우린 법적으로 부부잖아요. 그럼 이런 질문에선 주저할 것도 없이 아내를 고르는 게 맞지 않나요?” 성수혁은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리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만해.” “정답을 말하기 싫은 거네요?” 정해은이 살짝 웃어 보였다. 아니,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가는 이미 촉촉해져 있었다. 그녀는 성수혁의 옆태를 보며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그럼 제가 대신 대답해야겠네요. 백유라를 고르시겠죠. 불 속에 뛰어들든, 칼날 위를 걷든, 둘 중 한 명을 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당신은 언제나 백유라를 먼저 구할 거예요.” “정해은!” 성수혁의 목소리에 짜증이 섞였다. “너 언제까지 이렇게 유치하게 굴 거야? 너 이제 28살이야, 18살이 아니라고!” 그녀는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그 웃음 속엔 체념한 듯한 기색이 섞여 있었다. “그래도 제가 맞췄잖아요, 그렇죠? 아니면 왜 반박을 안 하세요?”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정해은은 알고 있었다. 성수혁의 침묵이야말로 그 어떤 대답보다도 명확하다는 걸. 그의 마음속에서 백유라는 이미 오래전부터 아내보다 더 소중한 존재였다. 성수혁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다가 결국 내뱉은 말은 단 한 마디였다. “어쨌든 넌 내 아내야.”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고 성수혁은 한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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