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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그해 겨울 내내 성수혁은 정해은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녀는 유난히 바빴다. 하루는 주연희의 집에서 자고 또 하루는 아예 위키 엔터의 사무실에서 밤을 새우기도 했다. “요즘 언니는 집에 안 와?” 백유라를 품에 안은 채 현관으로 들어서던 성수혁은 바로 안정숙에게 물었다. 그러자 안정숙은 잠시 멈칫했다. 남자의 손이 백유라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고 이 광경은 너무 노골적이었다. 전까지만 해도 설령 바람이 났다 해도 겉으로는 예의를 지켰던 사람인데 이제는 아예 숨길 생각조차 없는 모양이었다. 안정숙의 가슴속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사모님께서 이걸 알게 되면... 얼마나 아프실까.’ “아주머니.” 성수혁이 낮게 부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귀찮다는 듯한, 익숙한 그 표정이었다. 백유라는 그런 그에게 바짝 기대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수혁 오빠, 아주머니가 좀 건성으로 일하는 것 같네. 보아하니 언니가 평소에 관리도 잘 안 하는가 봐?” 그녀의 비아냥거림에 안정숙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사모님께서는 요즘 일 때문에 바쁘십니다. 그동안 한 번만 들르셨고요, 개인 물건들을 모두 챙겨가셨어요. 회사 쪽에 머무는 게 편하다고 하시더군요.” “회사라니요? 위키 엔터 말하는 겁니까?” 백유라는 그 말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언니가 언제부터 연예계에 관심이 있었대?” 그녀의 눈빛에 가벼운 비웃음이 스쳤다. 아예 상대조차 하지 않겠다는 듯. “혹시 언니도 배우라도 하려는 걸까? 그럼 나야 좋지. 앞으로 현장에서 자주 보겠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그녀는 정해은을 철저히 깔보고 있었다. 28살, 백유라의 눈에 그건 이미 ‘늙은 여자’였다. ‘나는 아직 22살이야. 그러니까 비교 자체가 안 되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너무 신경 쓰지 마.” 성수혁의 표정에는 아무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 “이 집에 걔가 오든 말든 상관없어.” 그는 백유라를 끌어안은 채 2층으로 올라갔고 안정숙은 그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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