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정태균은 한바탕 화를 낸 뒤, 김미경의 권유로 점차 진정하였다.
그는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정해은을 노려보며 말하였다.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딸이 너뿐이니 어쩔 수 없는 거야. 우리 집에 다른 딸이 있었다면 너처럼 쓸모없는 애가 성씨 가문에 시집갈 수 있겠어?”
정태균은 불만스러운 어조로 말하면서 정해은을 차갑게 노려보았다.
“...”
정해은의 코끝이 시큰거렸고 강한 조명의 자극을 받아서 그런지 눈가가 붉어졌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거실 천장에 달린 엄청나게 눈부신 샹들리에를 바라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조명이 너무 눈부셔…’
“여보, 그만 좀 하세요!”
김미경은 초조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정해은을 보며 정태균을 노려보았다.
정태균은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정해은을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말을 이어갔다.
“결혼한 지가 언젠데 이혼이라니. 창피하지도 않아? 내가 정말 부끄러워서 얼굴을 못 들겠어. 그리고 넌 뭐가 잘났어? 성수혁과 이혼하면 넌 더 이상 성한 그룹의 사모님이 아니고 이 경성시에서 넌 설 자리도 없게 될 거야. 제발 철 좀 들고 주제 파악 좀 해라. 네가 이혼하자마자 수많은 여자들이 성 사모님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달려들 걸?”
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계속 말하였다.
“성수혁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우리 가문도 벌써 파산했을 거야.”
정태균은 말할수록 화가 나서 아예 정해은을 향해 삿대질하면서 욕하였다.
“그동안 매일 재벌가 사모님 노릇하며 안락한 생활을 즐기면서 이런 하찮은 일로 이혼하려고? 이 세상에 바람을 피우지 않는 남자가 있어? 나가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 이 세상에 한 여자만 바라보는 남자가 몇이나 된다고.”
“애 앞에서 무슨 헛소리예요?”
늘 온화했던 김미경의 표정이 완전히 굳어졌다.
정태균이 말에 정해은은 온몸이 얼어붙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정태균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자기 아버지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남자들에게 있어서 바람을 피우는 것은 이렇게 대수롭지 않고 정상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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