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성수혁이 욕실로 들어가자 지루해진 정해은은 식탁 앞에 앉아서 그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바로 이때, 소파 위에 올려놓은 성수혁의 재킷 주머니에 들어 있는 핸드폰이 갑자기 한 번 울렸다.
정해은은 처음에 신경 쓰지 않았다.
회사에 일이 많아서 퇴근했더라도 늘 연락이 왔으니까.
그래서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얼굴을 붉힌 채 계속 기다렸다.
방금 두 사람 사이에 흐르던 야릇한 분위기를 생각하자 그녀는 숨이 막혔고 얼굴이 후끈 달아오른 것 같았다.
그러나 핸드폰에서 계속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알림음이 울렸다.
정해은은 할 수 없이 일어나서 성수혁의 재킷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핸드폰의 화면을 확인한 순간, 그녀는 벼락을 맞은 듯 온몸이 경직했다.
백유라가 보내온 메시지들이었다.
사실 성수혁은 회사에 나가지 않았고 백유라와 함께 놀이공원에 갔었다.
정해은은 성수혁의 SNS 계정을 통해 백유라의 계정에 들어갔다가 그녀를 더 화나게 한 사실을 발견하였다.
성수혁의 생일이라고 그녀는 정성을 들여 오랫동안 준비하였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가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답답해서 천장을 보며 숫자까지 세면서 왜 아직 퇴근하지 않냐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때, 성수혁은 다른 여자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가 집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을 때, 성수혁은 백유라와 함께 딸기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그녀가 꽃꽂이하고 있을 때, 성수혁은 백유라의 손을 잡고 놀이기구를 하나하나씩 즐기고 있었다.
그녀가 회사가 성수혁을 너무 부려 먹는다고 투덜거리고 있을 때, 성수혁은 백유라의 허리를 끌어안고 귀신의 집에서 공포 체험을 하고 있었다.
백유라가 보낸 메시지 중에 성수혁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내용도 있었다.
귀신의 집이 너무 무서워서 다리의 힘이 풀려 제대로 서지도 못했을 때, 성수혁이 그녀를 안고 놀이공원을 빠져나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정해은이 성수혁에게 언제 집에 오냐고 물었을 때, 성수혁은 직접 차로 백유라를 그녀의 별장까지 데려다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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