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적막만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 정해은이 먼저 말을 꺼냈다.
“사실 난 언제든지 당신이랑 백유라... 그렇고 그런 동영상들 많이 제공해 줄 수 있어요. 성한 그룹 가정사에 관심 많은 파파라치고 기자들이고 좋다고 덤벼들걸요? 진짜 서프라이즈 한번 제대로 해줄까요?”
정해은은 잠시 머뭇거리는 것 같았지만 차분하게 말을 마쳤다.
“네가 감히!”
성수혁은 결국 먼저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 누가 봐도 화가 잔뜩 난 얼굴이었다.
하지만 정해은은 거침없이 말을 이어 나갔다.
“내가 못 할 건 또 뭐예요. 남편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바람을 피우고 있는데 본처인 내가 깽판 한번 쳐도 되는 거 아니에요?”
“정도껏 해!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정해은은 피식 웃더니 사무실 의자에 앉아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
“소원 씨. 이분 나가실 거니까 배웅 부탁해요.”
성수혁은 결국 위키 엔터 직원에게 문전박대 취급을 당했다.
사무실을 나가면서 성수혁은 정해은을 매섭게 노려보며 돌아섰다.
정해은은 성수혁이 사무실을 나가고 나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리고 의연하듯이 웃음을 보였다. 더 이상 눈물은 필요 없다고 생각되었다. 가끔 한 번씩 울고 털어버리면 그만인 것이기에 맺고 끊음이 필요했다.
성수혁은 결국 정해은을 얕잡아 본 것이다. 그는 정해은이 자신을 떠나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 그리고 에스 그룹도 성한 그룹을 떠나면 크게 타격받을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사실 정해은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에스 그룹은 지금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5년 전에 문을 닫았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예전의 정해은이었다면 아마 지금 상황에서 자신보다 에스 그룹을 더 생각했을 것이다. 결국 집안의 유일한 혈육이니 말이다. 하지만 자신의 아버지가 한 행동들이 너무나도 큰 상처였었고 자기를 그저 가문의 도구로만 생각했던 아버지가 미웠다. 그러니 착한 ‘딸’인 척하는 연기는 더 이상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며칠 뒤, 그날 그렇게 거절을 당한 성수혁은 더는 정해은을 찾아오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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