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한편, 서류를 챙겨 내려온 성수혁은 백유라가 보이지 않자 집안을 두리번두리번 살폈다. 시간을 보니 좀 더 지체하면 성창수가 곧 귀가할 시간이 다가왔다.
성창수에게 심장질환이 있어 혹여나 백유라를 마주치고 스트레스라도 받는다면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되도록 피하는 게 상책이다.
그때 마침 뒤 정원 쪽에서 말싸움 소리가 들려왔다.
성수혁은 아차 싶었는지 긴 다리로 성큼성큼 정원으로 뛰어갔다.
“여기서 뭐 하고 있어?”
성수혁은 오자마자부터 정해은을 매섭게 쏘아보고 있었다.
“수혁 오빠...”
성수혁이 백유라를 바라보던 찰나, 백유라가 얼굴을 감싸고 있는 손을 내렸다. 그리고 조금 빨갛게 부어오른 백유라의 뺨을 보고 버럭 화를 냈다.
“정해은!”
성수혁은 정해은을 한 번도 이렇게 날카롭게 불러본 적이 없었다. 정해은도 마찬가지였다. 성수혁이 이렇게 분노하며 자신의 이름을 부른 적이 처음이다.
“네가 한 짓이야?”
“오빠. 이건 언니랑 상관없는 일이야. 내가 혼자 부딪혀서... 아니. 넘어져서 그런 거야.”
백유라는 말하면서 정해은의 표정 변화를 유심히 살피며 성수혁의 뒤로 숨었다.
아직 성수혁에게 있어서 백유라는 ‘사슴’같은 여자다. 그러니 혹여 정해은이 뭐라도 말할까 두려워하는 듯싶었다.
하지만 성수혁은 백유라의 이런 모습을 보고 오히려 주눅이 들어 하는 것 같아 더 화가 치밀었다.
“진짜 언니랑 상관없어.”
“됐어!”
성수혁은 백유라의 손을 잡고 자리를 박차고 떠났다. 그리고 떠나면서 정해은을 향해 무정하게 말을 건넸다.
“넌 정말 사람을 끝도 없이 실망하게 하는구나.”
안정숙도 그제야 소란스러움에 밖으로 나와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경황이 없어 앞치마도 그대로 두르고 나왔다.
안정숙이 나왔을 땐 성수혁은 이미 화가 잔뜩 난 상태로 정원을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정해은에게 다가가 물었다.
“사모님. 무슨 일이에요?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정해은은 자신을 걱정해 주는 안정숙에게 괜찮다는 듯 웃어 보였다. 그래도 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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