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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깨진 유리 조각이 바닥에 가득 널리며 포도주가 사방에 흘러내렸다. 허나정은 비명을 지르며 웨딩드레스를 입은 친엄마를 데리고 심계명 뒤로 숨었다. “심연우, 이게 무슨 미친 짓이야? 네 눈에 나라는 아버지가 있긴 한 거야?!” 심계명은 분노가 극에 달한 듯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지만 심연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냉소를 지었다. “없어! 당신 같은 아버지! 없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태도로 물었다. “심계명, 잘 들어! 처음부터 하경찬의 계획을 알고 있었지? 그래서 60조 프로젝트와 바꾼 거지?” 얼굴이 붉어진 심계명은 일부러 아닌 척하며 말했다. “연우야, 부산에서 네 평판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졌어. 정략결혼으로 인천에 가라는 것도 싫다고 하고 집안 사업도 잘 안 되는데 나더러 어떡하라고 그래? 경찬이가 너를 필요로 하니 시집가서 집안을 좀 도와주는 게 뭐가 문제야? 게다가 지금 나정은 네 동생이야. 모두 한 가족이야. 너만 경찬의 계획을 잘 따라주면 나정이는 하씨 가문에 들어갈 수 있어. 그러면 나도 아버지로서 당연히 너를 박대하지 않을 거고.” “꺼져!” 심연우는 손톱이 손바닥에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오늘 엄마 유품 챙겨서 부산을 완전히 떠날 거야!” 가슴 속의 울화가 풀리지 않아 미친 듯이 진열장 위의 꽃병과 도자기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튀어오른 파편에 살짝 긁힌 허나정은 심계명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아빠, 엄마 뱃속에 아빠 아이가 있어요. 언니가 저렇게 난리를 치면 이 결혼식 어떻게 해요?” 하지만 심연우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아 허나정을 잡고 문밖 수영장으로 끌고 갔다. 그와 동시에 키 큰 그림자가 미친 듯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나정아!” 갑자기 나타난 하경찬은 허나정을 끌어안은 뒤 품에 숨기고 심연우를 밀쳐냈다. 거대한 힘에 온몸이 휘청인 심연우는 넘어지면서 수영장 가장자리에 부딪힌 뒤 풍덩 소리를 내며 수영장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심연우가 수영을 못했기에 발버둥 치면서 여러 번 수영장 물을 삼켰다. 하지만 아무리 버둥거려도 몸은 더 가라앉기만 했다. 부딪혀 찢긴 상처에서 피가 스며 나오면서 차가운 물과 함께 코와 입으로 들어와 모든 산소를 앗아갔다. 하지만 옆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손목이 빨갛게 된 허나정을 둘러싸고 있었다. 하경찬은 마음 아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나정아, 괜찮아? 손이 아프지 않아?” 하경찬의 말에 허나정은 억울해하며 울었다. “언니가 나를 왜 이렇게 싫어하는지 모르겠어. 나 분명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나를 익사시키려고 수영장에 밀어 넣으려고 했어!” 한편 경호원 덕분에 겨우 수영장 밖으로 나온 심연우는 피가 섞인 물을 몇 번이나 토해낸 뒤 흐릿한 의식으로 바닥에 누워있었다. 한편 옆에 가만히 있던 하경찬은 결국 여러 번 참고 견디다가 눈살을 찌푸리며 양복을 벗어 심연우의 거의 노출될 뻔한 새하얀 가슴을 가볍게 덮었다. 몸을 굽힐 때 남자의 청아하고 잘생긴 얼굴에 복잡한 표정이 스쳤다. “연우야, 대체 언제까지 이러려는 거야? 어제 이미 말했잖아. 네가 잘 협조하기만 하면 나정이가 하씨 가문에 들어온 순간 즉시 너를 놓아주겠다고.” “꿈 깨...” ‘내가 떠나길 바라지만 남을 위해 길을 터준 다음에 떠나라고! 꿈도 꾸지 마!’ 허약한 얼굴로 이를 악물며 겨우 몸을 일으킨 심연우는 몸 위의 양복을 집어 들어 필사적으로 하경찬에게 내던졌다. 그 모습에 심계명이 더 이상 참지 못했다. “천박한 년, 네 엄마 유골은 아직 내 손에 있어. 네가 계속 말을 안 들으면 네 엄마 유골 가만두지 않을 거야! 법사를 하든 제사를 지내든 절대 가만 안 둬!” 이 순간 바닥에 웅크려 있는 심연우는 완전히 굳어버렸다. ‘법사?’ 순간 엄마가 돌아간 지 2년이 되던 해, 심씨 가문 사업이 이상하리만치 안 좋은 실적을 거뒀다. 그때 심계명이 스님을 찾아갔을 때 스님의 말로는 운을 바꾸려면 죽은 아내의 유골을 진흙 인형에 섞어 넣어야 한다고 했다. 그녀를 평생 가두기만 하면 심씨 가문의 번창을 보장할 수 있다고 했다. 많은 홍콩 재벌들이 흔히 쓰는 수단이었다. 하지만 심연우는 절대 동의할 수 없었다. 방탕한 남편 때문에 일생을 낭비한 엄마가 죽은 후에도 편안히 쉬지 못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때 심연우는 엄마가 남긴 모든 지분을 내놓음으로써 죽은 엄마의 안녕을 바꿨다. 입꼬리를 올린 심연우는 비웃듯 웃었지만 웃을수록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조용해진 심연우의 모습에 심계명은 냉랭한 목소리로 경호원에게 지시했다. “사당으로 끌고 가, 엄마 사진 앞에 무릎 꿇리고 벌을 줘. 언제 그 겁도 없는 성질머리 고칠 수 있는지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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