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뒤, 나는 막장 소설 속으로 들어가 시련에 빠진 여주가 되었다.
시스템이 말했다.
정해진 스토리를 따라 남주의 ‘후회치’를 끌어올려 100%에 도달하면, 그가 뒤늦게 사랑을 깨닫고 애정 공세를 펼칠 때 현실로 돌아가 20억의 보상까지 받을 수 있다고.
그래서 첫사랑에게 줄 신장을 달라는 남주에게 나는 주저 없이 내주었다.
수술이 끝나자 시스템은 내 넓은 아량에 혀를 내둘렀다.
“어딜 봐서 교활한 사람이지? 너 완전 착한데?”
“방금 네가 침상에 눕는 순간, 남주 마음이 이미 조금 흔들렸어. 계획대로라면, 남주가 후회하게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
나는 손가락 세 개를 폈다.
시스템이 피식 비웃었다.
“아직 어려서 무지하구나. 스토리를 따라가려면 적어도 5년은 걸리는데, 겨우 3년 만에...”
“3년 아니야.”
죽음과 사랑, 복수와 선택이 얽힌 세계에서 그녀는 과연 계획대로 남주를 후회하게 만들고, 현실로 돌아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