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슬은 서울 상류사회에서 가장 고고하고 차가운 매력을 가진 인물로 통했다.
수많은 재벌 2세들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 했으나 결국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 앞에 기억을 잃은 젊은 청년이 나타났다.
강원도 대관령의 양떼목장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던, 이름이 혁이라는 남자였다.
키는 훤칠했고 얼굴은 한눈에 시선이 멈출 만큼 잘생겼다. 말수는 적지만 마음만큼은 뜨겁게 그녀 곁을 지켰다.
평생 결혼에 뜻이 없던 윤이슬조차도 그가 99번이나 청혼을 반복하자, 결국 마음의 문을 열었다.
두 사람이 서울로 돌아와 혼인신고를 하려던 날, 혁이는 문득 집안의 오래된 규칙이 떠올랐다.
그날의 운세 풀이에서 길운이 떠야만 혼인이 성립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그가 99번이나 운세를 보았음에도 결과는 단 한 번도 달라지지 않았다.
모두 액운,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었다.
윤이슬이 임신했을 때, 100번째 운세를 봤는데 그마저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또다시 액운이었다.
윤이슬의 마음은 서서히 가라앉았다.
하지만 혁이는 눈가를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액운이라는 결과 따위에 휘둘리지 않겠다며 반드시 윤이슬, 아이와 함께 가정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혼인신고를 하러 가던 길, 누군가 뒤에서 고의로 차를 들이박았다.
혁이는 충돌 직후 범인의 공격에 쓰러졌고 윤이슬은 잔혹한 납치범들에게 끌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