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 역사상 최연소 최고사령관이 죽음에서 돌아와 영광 속에 귀환했다.
도시는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고 밤하늘에는 불꽃이 밤새도록 꺼질 줄 몰랐다.
나는 TV를 끄고 바닥에 쪼그려 앉아 무언가를 고치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여러 번 빨아 색이 바랜 러닝셔츠를 입은 그는 망가진 자전거 타이어에 접착제를 바르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다은아, 여기 좀 눌러 줘. 금방 끝나.”
그는 나를 올려다보며 바보 같은 웃음을 지었다.
나는 그를 바라보다가 손이 멈추지 않고 떨리는 걸 느꼈다.
남자는 알지 못했다.
TV 속에서 신처럼 떠받들어지는 그 제국의 최고사령관이 지금 이 순간에도 미친 듯이 나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일단 붙잡히게 되는 순간, 나는 생지옥을 살게 될 운명이었다.
하지만 지금 내 앞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나를 향해 웃고 있는 이 남자는 그때가 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