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6화

심유나는 천천히 움직이며 선경석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러고 나서 그제야 발을 떼며 조용히 거실로 나왔다. 심유나가 방에서 나온 순간 굳게 감긴 선경석의 눈이 떠졌다. 그윽한 그의 두 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문밖에서 심유나는 바닥에 널브러진 옷을 하나씩 주웠다. 몸이 아프고 힘들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바닥에 꿇고 앉아 흩어져버린 돈을 전부 주웠다. 한 장씩 세어 보던 그녀의 얼굴에 드디어 미소가 그려졌다. 다만 입가가 떠졌던지라 느껴지는 고통에 찬 공기를 들이마셨지만, 그것에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드디어 돈을 다 모았다고 생각한 그녀는 얼른 돈을 들고 병원으로 향했다. ... 다음 날 영성 그룹 주차장에서. 네이비 정장을 입은 육진수는 차 안에 앉아 영설 그룹 건물 입구를 빤히 보았다. 그의 기다린 손가락이 문손잡이를 톡톡 두드리고 있었고 설인아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번 설인아를 구해준 뒤로 그는 설인아와 사이가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예상과 달리 설인아는 여전히 무덤덤한 모습이었다. 지난번 촬영 들어간 드라마도 이미 끝났고 아직 새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으니 만약 이대로 설인아가 그의 작품을 골라주지 않는다면 그는 강제로 긴 공백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막 인기몰이를 하는 육진수에게는 악몽과 같은 일이었다.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던 그는 아홉 시 반이 되었음을 알았다. 이미 모든 직장인들이 출근하는 시간이었던지라 더는 입구만 보며 기다릴 수 없었다. 그렇게 그는 핸드폰을 꺼내 설연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같은 시각 설연우는 회의실에서 회의하고 있었고 발신자가 육진수라는 것을 보자마자 멈칫했다. 육진수가 그녀에게 먼저 연락할 줄은 몰랐으니 말이다. 울려대는 그녀의 핸드폰 벨 소리를 회의실에 있는 모두가 들어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그들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미안한 목소리로 인사했다. “죄송해요. 급한 업무 전화라 얼른 받고 돌아올게요.” 설연우는 다른 이들이 말을 하기도 전에 핸드폰을 들고 회의실 밖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