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3장

"우기는 여기 없어요." 안소희는 싸늘하게 대답했다. "병원에 데려가려고 찾아온 거 아니에요." 한쪽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연청원은 사악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냥 대화하려고 온 거니까 내가 우기에게 무슨 짓을 할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안소희는 방금 전의 대답을 반복했다. "우기는 여기 없어요." "경호원도 비서도 없이 혼자 왔어요." 연청원은 계속해서 좋은 말로 설명했다. "우기는 오늘 아침에 강성을 떠났어요." 안소희는 연청원이 조사를 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했다. 연청원은 어리둥절했다. 느긋하던 연청원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어디로 갔어요?" "몰라요." "그럴 리가 없을 텐데요?" "믿든 말든 마음대로 해요." 안소희는 연청원과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아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어제 문을 부수고 우기를 데려갔는데 아직도 태연하게 여기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 간단한 말 한마디에, 연청원의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았다. 진지한 안소희의 얼굴에 연청원은 지금 농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곧바로 안소희의 집에서 나온 연청원은 비서에게 연락했다. "우기가 오늘 어디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샀는지 조사하고 바로 전화 줘!" 십 분 뒤, 연청원은 기다리던 답을 얻었다. 비서는 평소와 다름없는 어조였다. "오늘 새벽부터 현재까지 사모님은 총 7편의 항공편을 구매하셨습니다. 부산, 서울, 파리, 뉴욕..." 연이어 들리는 목적지에 연청원은 마음이 무거웠다. 우기는 연청원이 찾지 못하도록 혼선을 주기 위해 일부러 여러 장의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다. "9시부터 10시 사이에 이륙하는 항공편이 어떤 거야?" 연청원은 신속하게 반응했다. 방금 안소희는 우기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이었을 것이다. 공항에서 이곳까지 오는 데 한 시간 반 정도 시간이 걸린다. 지금 12시이니 우기의 비행기는 제일 늦어 10시 전에 이륙했을 것이다. 안소희가 공항에서 2시간 동안 머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9시부터 10시 사이의 항공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