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장

'안소희 씨는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 유일하게 네 감정을 쉽게 동요시킬 수 있는 사람이야. 만약 다른 사람이 안소희 씨과 똑같은 일을 했다면 넌 싸우지 않았을 거야. 그게 허가윤일지라도.' 들었던 말들이 머릿속에 반복 재생되었다. 생각을 떨쳐내려 애썼지만 무슨 수를 써도 떨쳐낼 수가 없었다. 혼란스러운 상태로 나영재는 촬영에 들어간 임천우에게 전화했다. 물어볼 것이 있었다. "영재?" 금방 촬영을 끝내고 쉬고 있던 임천우는 나영재에게서 걸려온 전화가 의외였다. 나영재는 어둡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운전석에 몸을 기댄 채 서늘하게 물었다. "누구를 좋아하는 건 어떤 모습이야?" 임천우는 어리둥절했다. '좋아한다고?' 임천우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안소희 씨 좋아해?" "내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데 능숙한 나영재는 진지하게 헛소리를 내뱉었다. "진영이가 최근에 자기감정을 헷갈려 하고 있어. 갑자기 한 사람을 좋아하는 건 어떤 건지 묻더라고." "나 솔로야." 임천우는 이 한 마디로 답을 대신했다. "로맨스 찍어본 적 있잖아." 나영재는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 이어갔다. "진영이한테 알려주게 대충 말해 봐. 안 그러면 지금 출근할 마음도 없어." 임천우는 할 말을 잃었다. 이런 이야기를 대충 해도 되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임천우는 함부로 조언하지 않고 온화한 어투로 대답했다. "사이트에 검색해 봐. 전문적인 답변이 있을 거야." "뚜뚜뚜." 나영재는 매정하게 전화를 끊었다. 검색 사이트에 들어간 나영재는 검색창에 글자를 입력했다. [한 사람을 좋아하는 건 어떤 건가요?] 검색 버튼을 누른 뒤 나영재는 상단에 뜬 내용을 클릭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하게 됩니다.] [첫 번째, 상대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무의식적으로 미소 짓게 됩니다.] 나영재는 의아했다. '미소를 짓는다고?' 안소희 때문에 열받아 화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두 번째, 만나지 못할 때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상대가 보고 싶고 이런저런 우연을 가장해 만남을 가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