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희는 나영재가 이혼에 관련된 일로 할 말이 있어 찾아온 것이라 생각해 그를 집에 들였다.
5분 뒤
나영재는 신발을 갈아 신고 안소희의 집에 들어와 앉았다.
안소희는 나영재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에 물을 따라주거나 하는 배려를 보이지 않았다.
"할 말 있으면 해." 나영재의 맞은편 1인용 소파에 앉아 안소희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안소희의 앞에 놓인 물 잔을 힐끔 바라본 나영재는 천천히 대화를 나눠야겠다고 생각하며 당당히 요구했다. "나 목말라."
"짧게 말해." 안소희는 간단하게 대꾸했다.
나영재는 말문이 막혔다.
이젠 안소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백 퍼센트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 마디 묻고 싶었다.
당시 다정하고 인내심있으며 자신을 걱정하고 관심하던 안소희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따지고 싶었다.
나영재가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하자 안소희는 눈썹을 찌푸렸다. "뭘 봐?"
"너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잖아." 나영재는 한 달 동안 급격하게 변한 안소희의 모습에 말이 불쑥 튀어나왔다.
안소희는 어이가 없었다.
나똥개가 이상했다.
나영재와 쓸데없는 일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 안소희는 다시 본론으로 들어갔다. "대체 무슨 일로 찾아온 거야?"
"우리 이혼하지 말자." 나영재는 꾸물거리지 않고 바로 말했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생각도 없었다.
안소희는 귀를 의심했다. "뭐라고?"
"허가윤과 오해가 있었어. 대화로 풀었고 더는 만나지 않을 거야." 나영재는 안소희를 바라보며 사건을 설명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혼해야 할 필요도 없어."
안소희는 어이가 없었다.
무슨 용기로 이런 말을 꺼낸 것인지 진심으로 묻고 싶었다.
나영재는 한참이 지나도록 입을 열지 않은 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안소희를 향해 질문했다. "너는 이혼하고 싶어?"
"이혼하지 않으면?" 안소희가 되물었다. "너처럼 쓰레기 같은 남자와 평생을 살아?"
나영재는 말문이 막혔다.
'쓰레기 같은 남자?'
"만나든 말든 그건 너희 두 사람 사이의 일이야." 안소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