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4장

"허가윤이란 여자가 우리한테 시킨거에요." 주태는 혹여라도 늦게 말하면 맞기라도 할까봐 엄청 빨리 대답했다. "그 여자가 저희한테 돈을 주면서 안소희를 납치하라고 시켰어요." "가윤 씨가?" 성진영은 자기도 모르게 시선을 돌려 나 대표를 바라보았다. 옛 애인과 현 애인의 충돌이라니. 남들 같았으면 그냥 한바탕 싸우고 말았을 건데, 왜 우리 대표님의 옛 애인은 위법 행위까지 하게 된걸까? "납치해서 뭐하라고 시켰어?" 나영재의 눈빛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원재와 주태는 겁에 질려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건 얘기하면 정말 곱게 죽지 못할 것 같은데... 나영재의 기압이 갑자기 낮아졌고, 방 전체가 압박감으로 가득해 한기가 곧 눈에 보일 지경이였다. "저희한테 안소희의 옷을 벗기고, 그렇게 한 다음에..." 두려움을 무릅쓰고 얘기하는 원재는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 과정을 모두 동영상으로 찍으라고 했어요." 주태: "네, 맞습니다." 성진영은 순간 흠칫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상사인 나영재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그 여자 건드렸어?" 나영재의 입에서 나온 말은 온도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차가웠다. 만약 건드렸다고 대답하면 대표님은 오늘 이 두 사람의 뼈를 사정없이 부러뜨릴 거라고 성진영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니요!" 그들은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고, 이마에는 순간 땀이 가득 맺혔다. "저희가 허가윤 씨의 명령대로 일을 처리하려는 순간, 사모님이 저희를 먼저 패기 시작했고, 저... 저희를 아예 병신으로 만들어 버렸어요." "당신네 둘이서도 소희 씨를 이기지 못했다구요?" 성진영이 살짝 의아해하며 물었다. 두 사람: "..." 어디 이기지 못하다 뿐인가요? 아예 대항할 힘조차 없었는데요! "소희 님은 싸움을 아주 잘했어요. 저희 둘은 물론이고, 저희 같은 사람이 두 명 더 온다고 해도 소희 님의 상대가 아니죠." 원재는 또 다시 안소희에 대한 호칭을 바꾸었다. 그녀의 전투력을 생각하니 자기도 모르게 다리가 풀리는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