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66화

조신을 추격 중인 이태호는 이를 보고 냉소를 지으며 외쳤다. “흥! 네놈이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으냐?!” 다음 순간, 하늘을 뒤덮은 거대한 손바닥이 쿵 하고 내려오면서 허공에서 날고 있는 조신을 떨어뜨렸다. 조신의 육체는 손바닥에 맞아 도자기처럼 산산이 부서졌다. “안 돼!” 처참한 울부짖은 소리만 남긴 채, 그는 허공에서 사라졌다. 진선이 죽으면 천지가 빛을 잃고 세상이 요동치게 된다. 온 창란 세계의 하늘은 순식간에 먹구름을 뒤덮였고 무시무시한 천둥번개가 내리쳤다. 곧이어 혈우가 창란 세계의 곳곳을 적셨고 어디에 있던 이상 현상을 볼 수 있었다. 태일성지의 산문 앞에서 오랜 싸움을 마치고 종문으로 돌아가려던 윤고현은 갑자기 마음속에 슬픔이 치밀어 올랐다. 그는 이 불현듯 나타난 정서에 의아해하고 있을 때, 천지가 빛을 잃었고 검붉은 번개가 몰아치고 있으며 하늘에서 혈우가 억수로 퍼부은 것을 보았다. 진선이 죽었을 때만 나타난 이상 현상이었다. 이런 생각에 윤고현은 큰 타격을 받았고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말을 더듬거렸다. “설마... 태호가 죽었어?” 그는 이내 고개를 세게 흔들면서 중얼거렸다. “그럴 리가 없어! 태호는 많은 보물을 갖고 있어서 절대로 죽을 리가 없어!” 그는 혼돈의 허공에 올라가고 싶었지만 진선 간의 전투는 여파만으로도 한 반선급 수사를 소멸시킬 수 있었다. 특히 창공의 깊숙한 곳에 나타난 무한한 혼돈은 소름이 끼치는 기운을 발산하여 윤고현과 같은 반선급 수사도 두려움에 떨게 하였다. ... 한편, 이태호가 조신을 처치한 후 신식으로 주변 수백 리의 허공을 샅샅이 훑어보면서 상대방이 확실히 죽은 것을 확인한 뒤 그 자리를 떠났다. 왔던 길을 따라 돌아가자, 그는 야차왕의 분신을 진압한 두 극도 선기의 옆에 이르렀다. 그는 피안개 속에 있는 강렬한 생명력을 느낀 후 냉소를 흘렸다. “아직 안 죽었네.” 이때, 피안개 속에서 옹알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네놈 같은 개미 따위가 본왕을 죽일 자격이 없어!” 이태호는 더 이상 야차왕과 말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