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07장

서라차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마를 두 손으로 움켜쥔 채 벌벌 떨었다. 그들 천마족에게 ‘칠야 마황’이라는 이름은 세 번 무릎 꿇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려야 입에 담을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눈앞의 사내는 그런 위대한 존재를 입에 올리며 쌍욕까지 퍼붓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나 목숨줄이 붙잡힌 지금 어찌 감히 항변할 수 있겠는가. 그는 울상을 지으며 계속해서 실토했다. “마황님께서 진반을 동유허 대마왕께 하사하시며 비선성을 시험 삼아 도륙하라고 명하셨어. 그리고 음양 성자가 봉무를 암살한 것이 첫 수였고...” 그 말을 듣고 이천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잠깐! 봉무를 어디에 가뒀어? 그리고 그다음엔 뭘 하려는 거야?” “그, 그게... 지금은 저 유명해 안에 있는 감옥에 가두어져 있어...” 서라차는 이천후의 폭발하는 기세에 놀라 마기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버벅거렸다. “동유허 대마왕께서 봉무의 선천 원음을 채취하기 위해 아홉 겹 금제를 친히 설치하셨는데 만요산을 완전히 장악하고 나면 그땐... 그땐...” 그는 눈치를 슬쩍 살피며 ‘사람 껍질로 만들겠다’는 말을 삼켜버렸다. 이천후의 얼굴이 너무나도 어두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망할 놈들!” 이천후가 주먹을 내지르자 천둥소리 같은 폭음이 허공을 갈랐다. 역시 천마놈들이 하는 짓은 한결같이 악랄하기 그지없었다. 만일 이들의 음모가 성공하기라도 한다면 봉무는 차마 상상조차 하기 힘든 끔찍한 결과를 맞이할 터였다. 이천후는 고귀하고 아름다운 여인 봉무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재능도 출중하고 순혈 신수의 혈통을 지닌 자였다. 미래에는 반드시 하늘이 선택한 여인이 될 존재였다. 그런 그녀를 천마놈들 손에 넘기게 둘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이천후의 마음속에 그녀를 구해내겠다는 의지가 더욱더 강하게 자리잡았다. “그런데 넌 왜 음양 성자 편에 서서 함께 음모를 꾸미지 않고 여기 있었던 거야?” 이천후는 다시 물었다. “만요산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동유허 대마왕과 수많은 마장, 마병들이 합세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