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종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하수연은 바닥을 디뎠다.
“가요. 우리도 얼른 옷 갈아입어요.”
갑자기 벌떡 일어난 하수연의 모습에 허문종은 놀라 황급히 물었다.
“천천히 일어나. 다리는 괜찮아? 안 아파?”
하수연은 손을 내저었다.
“응. 괜찮아요. 이미 다 나았는걸요.”
그녀는 다리를 움직이면서 괜찮다는 걸 보여주었지만 허문종은 여전히 그녀가 걱정되었다.
“그래도 조심해.”
그는 하수연의 손을 잡고 함께 드레스룸으로 갔다. 하수연은 자신의 손을 잡은 그의 손을 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뭔가가 떠올라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보았다.
“참, 아버지 생신이 곧 다가오니까 우리도 준비해둬요.”
매년 돌아오는 하영훈의 생일은 하씨 가문의 큰 행사였기에 절대 잊으면 안 되었다. 허문종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걱정하지 마. 내가 다 준비해뒀으니까.”
하수연은 그런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가 있는 한 그녀는 아무것도 신경 쓸 필요 없었고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오로지 일에만 집중하면 되었다.
“당신이 있으니 마음이 놓이네요.”
허문종은 그녀의 손을 꽉 잡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나도 네가 있으면 마음이 놓여.”
하수연을 보는 그의 두 눈에는 애정만 잔뜩 담겨 있었다.
...
저녁 일곱 시 반.
설인아의 차는 부드럽게 하수연이 알려준 식당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시동을 끈 후 그녀는 문을 열어 긴 다리를 뻗었다. 오늘의 그녀는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나는 하얀색 셔츠를 입고 있었고 아래는 무릎 위를 올라가지 않는 치마였다.
허소윤도 온다는 소식에 그녀는 특별히 양 갈래를 하고 머리를 예쁘게 땋았다. 나비와 태슬이 달린 머리핀으로 양 갈래에 꽂아 장식하기도 했다. 시크한 평소의 모습과 달리 오늘 그녀의 모습은 귀엽고 활발해 보였다.
그녀는 트렁크에서 아주 커다란 상자를 꺼냈다. 그 안에 든 물건은 전부 바비인형이었다. 그것도 신상이었다. 비록 허소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지만 대부분 여자아이들이 바비인형을 좋아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