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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무릎 꿇어.” 심재민이 싸늘하게 말했다. 곧이어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이 다가와 죄인이라도 잡듯 심지유의 어깨를 세게 눌렀다. 심지유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그들의 힘은 너무 강했다. 결국 그녀의 무릎이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부딪히며 ‘쿵’ 소리를 냈고 날카로운 통증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심민혁이 미리 준비해 둔 채찍을 집어 들어 심지유의 등을 향해 휘두르자 바람을 가르며 매서운 소리가 났다. 짝. 그 순간 마치 수천 개의 바늘이 한꺼번에 살점을 찌르는 듯 그녀의 등에 고통이 퍼졌다. 심지유가 입술을 꽉 물자 짙은 피 맛이 입안에 번졌지만 그녀는 끝내 신음 한마디 내뱉지 않았다. “이제 잘못을 인정할 거야?” 심민혁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저는 잘못이 없어요...” 심지유는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 짝. 그녀가 인정하지 않자 심민혁은 이번에 채찍을 더 세게 휘둘렀고 그녀의 얇은 원피스에 피가 번졌다. 순식간에 한 송이 붉은 꽃 같은 무늬가 심지유의 등에 피어났다. “이제 네 잘못을 알겠어?” “저는... 잘못한 게 없어요.” 그 뒤로 한 번, 또 한 번 채찍이 살점을 갈라놓는 소리가 귀를 찢는 듯했다. 피가 스며들어 심지유의 흰 원피스를 온통 붉게 물들였고 바닥 위에도 어느새 핏물이 번들거렸다. “그만... 제발 그만하세요...” 이정화가 울부짖으며 바닥에 엎드렸다. “이러다가 아가씨 죽어요... 진짜 죽는다니까요!” 하지만 세 남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고 채찍 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의식이 점점 흐릿해져 가는 심지유는 셋째 오빠 심재민의 목소리를 들었다. “쟤가 인정할 때까지 쳐야지.” 그러나 마지막 채찍이 떨어질 때, 심지유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완전히 기절했다. 눈을 감기 전에 그녀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피로 번진 바닥과 세 사람의 싸늘한 눈빛이었다. 심지유는 방 한구석에 내던져진 채 사흘을 버텼다.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그녀가 의식이 돌아올 때마다 벽 너머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심민주의 애교 섞인 목소리, 세 오빠의 다정한 위로, 그리고 유선우의 따뜻한 웃음소리, 그 모든 게 칼날처럼 심지유의 가슴을 베어냈다. “민주야, 약 좀 먹어.” “싫어요, 너무 써요!” “우리 민주 착하지, 다 먹으면 사탕 줄게.” “그럼 선우가 먹여줘.” 심지유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고 손바닥에서 피가 배어 나올 만큼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이미 아픈 감정이 다 닳아버렸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숨을 쉴 때마다 그녀의 가슴이 찢겨나갔다. 나흘째 되는 새벽, 그녀는 벽을 짚으며 겨우 일어섰고 한 발 한 발 내디뎌 겨우 계단 앞까지 도착했다. 그때 아래층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 근처 바다에서 돌고래 떼가 나타났대요.” 목소리만 들어도 유선우가 평소와 달리 들뜬 게 느껴졌다. “민주가 돌고래를 그렇게 보고 싶어 했잖아요.” “그럼 오늘 가자.” 심민주의 세 오빠들이 즉시 말했다. “민주도 기분 전환할 겸 바람 쐬야지.” 계단 난간을 붙잡은 심지유의 손이 덜덜 떨렸고 등의 상처가 아직 다 아물지 않아 그녀가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살이 타는 듯 아팠다. “지유야.” 심민주가 고개를 들더니 놀란 듯 말했다. “이제 일어날 수 있구나!” 네 남자는 거의 동시에 고개를 들었고 복잡한 눈빛으로 계단 위의 심지유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전보다 엄청 말랐고 잠옷이 헐렁했으며 팔목에 아직도 멍 자국이 선명했다. “우리 돌고래 보러 가기로 했어.” 심민주가 환하게 웃으며 다가와 심지유의 팔을 잡았다. “너도 같이 가자!” 그러나 심지유는 반사적으로 손을 빼냈고 그 행동에 심민주의 눈가가 금세 붉어졌다. “지유야, 난 이미 너를 용서했어.” 심민주는 목소리가 떨렸고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했다. “비록 내 이미지가 엉망이 됐지만 다 지나간 일이야. 나 이제 오래 못 살잖아... 그래서 더 이상 너한테 그 일을 따지지 않을 거야.” “심지유!” 유선우가 성큼성큼 걸어와 심민주를 뒤로 가리며 말했다. “민주가 먼저 손을 내밀었는데 네가 이런 태도면 되겠어?” 심재민도 코웃음을 치며 거들었다. “그러게. 너랑 민주는 비교도 안 돼.” 심지유는 입술을 깨물었고 피 맛이 다시 입안에 번졌다. 그녀는 말없이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한때는 그녀가 세상 누구보다 믿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낯선 사람들보다 더 멀게 느껴졌다. 결국 심민주의 기분을 전환해 주자며 심지유는 억지로 유람선에 태워졌다. 하늘은 한없이 맑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는 햇빛이 반사되어 유리처럼 빛났으며 따뜻한 햇살이 갑판 위로 부서졌다. 신난 심민주는 바비큐가 먹고 싶다고 했지만 네 남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안 된다고 했다. “저 이제 곧 죽는다잖아요.” 심민주는 고개를 숙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딱 오늘만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 안 돼요?” “그런 말 하지 마!” 둘째 심세훈이 급히 손으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 “우리가 이미 해외 최고 전문의랑 연락했어. 넌 절대 죽지 않아.” 이때 심지유는 구석에 앉은 채 조용히 그들을 바라봤다. 누구도 그녀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았고 누구도 그녀가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그리고 아무도 그녀의 등에 남은 상처를 걱정하지 않았다. “너는 왜 안 먹어?” 유선우가 문득 그녀 쪽을 돌아봤다. “나 해산물 알레르기 있어.” 그 순간,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유선우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가서 다른 음식을 가져오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런데 그때 거센 바람이 갑자기 바다 위를 휩쓸자 유람선이 격하게 흔들렸고 바비큐 그릴이 뒤집히며 달아오른 숯덩이가 사방으로 튀었다. “조심해!” 네 남자는 동시에 심민주에게 달려들었고 몸으로 벽을 만들어 그녀를 감싸주었다. “아!” 그러나 불꽃이 심지유의 치맛자락에 떨어지면서 순식간에 불이 번졌고 그녀는 고통스러워서 바닥에서 뒹굴며 몸부림쳤다. 심지유의 비명이 바다 위로 울려 퍼졌지만 단 한 사람도 그녀를 돌아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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