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99화
세라는 고개를 천천히 저었고 눈가에는 금세 눈물이 고였다.
“나는 못 믿어. 우리 사이가 얼마나 깊었는데, 네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잊었다는 말을 나는 믿을 수 없어.”
우행의 표정에는 이미 피로가 선명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오랜 시간 다져진 예의와 이성은 남아 있었고, 우행은 목소리를 낮추어 담담하게 말했다.
“그때 내 마음은 대부분 학업에 쏠려 있었어. 네가 생각하는 그런 집착 같은 건 없었어. 네가 헤어지자고 했을 때도, 솔직히 네 선택이 맞다고 느꼈고.”
세라는 멍하니 우행을 바라보았다.
우행의 말은 세라를 난처하게 만들었고 동시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러니까 너한테 사랑은 언제나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었다는 말이야?
그럼 화영 씨는? 화영 씨는 너한테 뭐였는데?”
우행은 화영에 대한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저 외투를 집어 들고는 차갑게 말했다.
“우리가 이미 끝났다는 것만 알면 돼. 다른 건 너하고 상관없어.”
그렇게 우행은 인사조차 남기지 않고 돌아섰다.
세라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슴이 서서히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다.
눈시울은 붉게 변했고 그 눈빛에는 억울함과 슬픔이 한꺼번에 뒤섞였다.
우행이 집에 들어섰을 때, 남자는 불을 켜지 않았다.
창밖에서 흘러드는 희미한 빛만 의지해 거실로 걸어가 소파에 앉았다.
그러고는 TV를 켜고 게임기를 연결하자 곧 화면에는 화영과 함께 하던 게임이 펼쳐졌다.
화면 속 두 캐릭터, 하영과 진행이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마치 다음 스테이지로 달려가라며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는 듯 보였다.
게임 설정 속에서 두 사람은 부부였다.
다툼이 깊어져 이혼을 앞두고 있었고 그 때문에 딸은 슬픔에 잠겨 둘을 게임 속 세계로 보내버렸다.
그래서 다시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두 사람이 반드시 협력해야만 했다.
함께 위험을 넘고, 함께 길을 찾고, 함께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었다.
또한 그 모든 설계가 둘이 함께일 때만 완성되는 구조였다.
혼자서도 스테이지를 넘길 수는 있지만, 그때는 게임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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