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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6화

레스토랑의 다른 프라이빗 룸에서 화영과 우행은 이미 주문을 마친 상태였다. “세라 씨가 면접 본 회사가 포트뉴그룹이었어요?” 화영의 질문에 우행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이에 화영은 의미심장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럼 승진이 꽤 빠르네요.” 입사한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사장님 바로 옆에서 임씨그룹 협업 프로젝트를 맡고 있으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법도 했다. 우행도 화영의 의도를 알고 있었기에 설명하듯 담담하게 말했다. “희유가 떨어진 사고를 조사할 때, 그 회사에 면접 본 사실을 알게 된 것뿐이에요.” “협력 건은 회사 간 업무일 뿐이고, 그 프로젝트를 걔가 맡은 줄은 나도 오늘 알았어요.” 우행 역시 세라가 이 정도의 속도로 핵심 프로젝트에 참여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에 화영은 우행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나는 당신이 걱정되는 게 아니라 그 문세윤이라는 사장님이 속고 있을까 봐 걱정되는 거예요.” 말 한마디만으로도 의중이 전부 드러나자 우행은 짧게 웃었다. “혹시 속고 있었다고 해도 오늘은 충분히 알았을 거예요. 만약 아직도 모른다면 그건 의도가 있는 거겠죠. 누구 탓을 할 문제는 아니니까요.” 화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세윤도 만만한 사람은 아니었고 서로 필요해서 붙어 있는 건 뻔한 사실이었다. 이틀 뒤, 화영은 다시 희유를 보러 병원에 갔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희유와 함께 등산했던 친구 네 명이 모두 와 있었다. 침대 옆에는 송우한이라는 여학생이 앉아 있었고 붉어진 눈가를 보아하니 평소 얼마나 가까웠는지 짐작이 갔다. 화영이 들어서자 친구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서툴고 긴장된 모습으로 인사를 건넸다. 화영은 희유의 친구들에게 종종 찾아와 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러다 문득 한 남학생에게 눈길이 머물렀고 어딘가 낯익은 느낌이었다. “하생은 이름이 뭐예요?” 남학생은 곧장 대답했다. “전 설호영이라고 해요.” ‘설호영?’ 순간 기억이 번쩍 이어졌다. 절친한 고객 정석화가 자랑하듯 보여주던 아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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