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1화

사흘 후. 서씨 가문의 가족 모임은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서씨 가문의 많은 어른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문과 오랜 거래 관계에 있는 세교들도 초대된 자리는 그 규모가 남달랐다. 해 질 무렵. 서씨 가문 저택 앞마당에는 국가급 행사에서나 볼 법한 외제 차가 빼곡히 들어섰고 넓은 정문 앞은 마치 초호화 자동차 박람회를 방불케 했다. 소문에 의하면 이 서씨 가문 저택은 경진 시에서 풍수가 가장 좋은 명당에 자리 잡았다고 한다. 번화한 도심 속에서도 고요함을 간직한 이곳은 옛날 용액이 지나갔던 자리였다. 백 년 전만 해도 이 일대에는 이름 높은 명문가와 귀족들이 모여 살며 권위를 누렸다. 50년 전 서경수가 거금을 들여 이 용지를 매입한 뒤 수십 에이커에 달하는 광활한 토지에 자리 잡은 저택은 그 가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이곳은 명문 중의 명문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곳이었다. 저택 안으로 들어서면 정자와 누각, 인공 산과 연못, 그리고 마치 미로처럼 길게 뻗어 이어진 복도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서정국은 상석에 앉아 끊임없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차를 권했다. 그의 높은 덕망과 지위 때문에 자리에 있는 이들 중 그를 공경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서시원과 서현우는 나란히 서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늠름한 정장 차림에 부자보다는 형제처럼 보일 정도로 세대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끊임없이 사람들이 다가와 인사하고 축하를 건넸다. 이 자리에 모인 하객들은 모두 이번 만찬의 진짜 목적이 많은 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씨와 임씨 두 가문의 혼사를 공식적으로 논의하기 위함임을 잘 알고 있었다. 서현우는 이런 사교적인 자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가볍게 인사할 뿐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일관된 냉담하고 거만한 태도에 사람들은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수많은 명문가 자제 중에서도 서현우가 가장 오만했지만 정작 그에게는 오만할 만한 배경과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한편. 많은 사람 사이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임씨 가문 아가씨가 도착하셨습니다.” 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