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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그녀는 한바탕 뜨겁고 드라마틱한 사랑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은 완전한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고나율은 앞이 아득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아득한 와중에 그녀는 서규영을 보았다. 서규영! 그녀는 갑자기 서규영 쪽으로 달려들었다. “다 언니 탓이에요. 다 언니가 날 이렇게 만든 거예요.” 서규영이 갑자기 밥을 안 가져다준 게 아니었더라면 그녀와 박유준 사이가 이렇게 되지도 않았다고 여겼다. 서규영이 일을 팽개치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성적도 이렇게 추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 서규영 때문이다. 고나율은 마치 미친 사람처럼 서규영에게 달려들었다. 또렷한 한 대의 뺨이 방송실을 순식간에 정적에 빠뜨렸다. 맞은 사람이 서규영이 아니라 고나율이었다. 고나율은 얼굴을 감싸 쥐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감히 나를 때리다니, 감히 나를 때려요?” 그녀는 고태빈을 돌아보며 외쳤다. “오빠!” “그만해! 고나율!” 고태빈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 “지금 당장 우리 집으로 가자.” 고나율이 반박하려 했지만 고태빈이 말했다. “한마디만 더 하면 앞으로 절대 날 오빠라고 부르지 마.” 고나율의 기세는 꺾였지만 서규영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여전히 증오와 억울함이 가득했다. 서규영은 오늘 고태빈과 함께 학교에 온 것이었다. 그들 둘은 이미 화해한 모양이었다. 집에 돌아가면 절대 그녀를 그냥 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바로 그때 박유준이 서규영 앞으로 다가가 공손하게 한마디 인사했다. “작은어머니.” 고나율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고나율의 방송실 고백 소동은 교장까지 소동에 휘말리게 했다. 교장은 와서 모두를 호되게 꾸짖었고 고나율과 박유준을 몹시 질책했다. “지금이 무슨 시긴데 수능이 코앞인데 무슨 연애를 하고 있어? 성적이 어떻게 된 건지도 모르고 학교 분위기를 망치고 다른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어. 두 사람 모두 경고받을 거고 앞으로 며칠 더 이상 사고를 치면 졸업에 문제가 생길 거야.” 서규영은 이의를 제기했다. “교장 선생님, 우리 박유준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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