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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장 자유로워질 수 없어

“정... 정보라니요! 동영상은 이미 희주 씨한테 넘겼잖아요!” 정기탁은 뭔가 찔리는 게 있는 듯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불안한 듯 한 손으로 계속 포크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죠? 저를 찾아오는 것보다는 차라리 경찰한테 도움을 청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기탁 씨 아빠를 친 사람들인데 기탁 씨라고 가만히 내버려둘까요? 제 보호에서 벗어나도 정말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솔직히 나도 어느 정도 정기탁을 겁주려고 한 말들이었다. 겁먹지 않으면 절대 솔직히 모든 걸 털어놓지 않을 테니까. 정기탁은 한참 동안 우물쭈물하다가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나를 따라 일어나며 말했다. “희주 씨, 그게 아니라... 아니에요! 정말 일부러 속인 게 아니에요. 증거가 제 손에 없어서...” 그리고 내가 객실 문을 열고 나가기 전, 정기탁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사실 아빠가 그 후로 몇 사람들을 더 미행했었어요. 그리고 마을 이장님이라는 분이 찍은 영상, 저도 다른 각도에서 찍고 있었어요.” “하지만 아빠가 이 영상을 공개하면 우리가 위험해질지도 모른다고 해서... 희주 씨한테 넘기지 않았던 거예요.” 나는 담담한 표정으로 몸을 돌려 정기탁을 바라봤지만, 가슴속은 이미 그의 말에 요동치고 있었다. 내가 업로드한 영상이 정재현이 찍은 영상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건, 정기탁도 그때 현장에 있었다는 거다. 나는 애써 요동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기탁 씨가 봤다고요?” 정기탁은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 미심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봤긴 봤는데 마을 이장님께서 나서지는 않으셨어요. 정말 나서서 말렸다면 안 대표님을 궁지로 내몬 영상이 완성되지도 않았겠죠.” “그리고 이상한 말을 했었어요. 조심하라면서, 모두 그때의 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을 거라고 했어요.” “그때의 일이라니요?” 나는 궁금한 표정으로 정기탁을 바라보며 물었지만 정기탁은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그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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