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8장 왜 나를 속인 거예요?

경찰서에서 안민혁한테 한 소리 들어서인지 아니면 회사 직원들 앞이라 그런지 유선영은 자신의 체면이 구겨진 것 같아 더 화를 내며 말했다. “혁아, 네가 했던 말 잊지 마. 나랑 결혼하겠다고 약속했잖아.” “내가 그 일들을 공개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안씨 가문도 그렇게 깨끗하지만은 않다는 거 혁이 네가 더 잘 알잖아. 정말 역겨워!” “그 역겨운 데를 왜 그렇게 악을 쓰고 들어가려 하는 건데?” 안민혁은 아무 감정 기복 없이 차분하게 말했고 유선영을 바라보는 눈빛도 한없이 차가웠다. 유선영은 분노 가득한 얼굴로 안민혁을 바라보다가 또 바로 애원하듯 말했다. “혁아, 내가 너를 위해 얼마나 많은 걸 했는지 알아? 너랑 결혼하겠다고 내가 그간 어떤 비웃음과 수모를 당했는지 알아?” “처음부터 안씨 가문에서는 우리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했잖아. 혁이 너도 마찬가지고. 아니야?” “나와의 결혼이 아니었다면 부모님이 그렇게 빨리 풀려날 수 있었을까? 벌써 그 안에서 죽어갔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하지만 유선영은 그 말을 하자마자 후회가 되었다. 유선영의 말에 모두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민혁이 갑자기 유선영과의 결혼을 허락한 것도 수상하기 그지없었다. 결혼식장에서 최지연이 죽고 나도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상황은 매우 복잡했고 아무도 안민혁 부모님이 구출되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아마도 안씨 가문에서 일부러 이 일을 덮으려 하는 것 같았고 그와 관련된 뉴스도 한 줄도 보도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모두가 보는 앞에서 유선영이 대놓고 그 일을 입에 올리다니... 나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유선영을 바라봤고 아무리 화가 나도 생각 없이 말을 내뱉는 그녀가 한심할 뿐이었다. 유선영은 어떻게 해서든 이 일을 무마하려 했지만, 어느새 문 앞에는 경호원 몇 명이 서 있었다. “선영이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으니 일단 정직 처분을 내리고 회사 출입을 제한하도록 할게요.” 안민혁은 여전히 차가운 말투로 담담하게 말했고 옆에 있는 직원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