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8화 우리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아니야

문소남은 정신을 차리고 차문을 열었다. 헨리는 스스로 차에 올라 아빠가 운전석에 앉자 말했다. “아빠, 초설 누나에게 차 한 대 사 주면 안돼요?” “왜?” 소남이 물었다. “누나가 차가 있으면 매일 저를 데리러 올 수 있잖아요. 그러면 아빠가 바쁜 시간에 저를 데리러 올 필요가 없을 거예요!” 헨리가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아들의 마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대답했다. “차라리 유치원 근처에 있는 아파트를 염 교수한테 주는 것이 더 편리할 걸?” “좋아요! 그럼 저는 누나랑 같이 살래요! 나중에 등원할 때랑 하원할 때도 편할 거예요!” 헨리는 원아와 함께 살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소남은 백미러로 아들을 쳐다봤다. 아이가 하는 말은 항상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었다. 헨리는 정말 ‘초설 누나’와 함께 살고 싶은 것이다. “앞으로는 저녁뿐만 아니라, 아침에도 누나가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거예요! 너무 행복해요!” 헨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앞 일을 계획하고 있었다. 소남은 하는 수없이 현실을 일깨워주었다. “네가 좋아하는 초설 누나도 동의하지 않을 거야. 물론, 증조할아버지도 그럴 거고.” 헨리는 그 말을 듣고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왜요?” “염 교수는 우리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아니야.” 소남 역시 헨리의 계획에 동의하지 않았다. “차라리 제가 누나의 아이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헨리는 두 손으로 볼을 감싸며 고민하는 듯했다. 아이가 ‘염초설’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그렇게까지 그녀에게 의지하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니었다. 만약 ‘염초설’이 공포의 섬에서 온 사람이라면 그녀와는 반대편에 서게 될 것이다. 헨리가 그녀를 좋아할수록 나중에 자신이 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소남이 진상을 알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아들을 이용해 그녀에게 접근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헨리는 아직도 ‘초설’누나와 함께 살 수 없어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남의 머릿속은 온통‘염초설’과 관련된 일로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