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2화 어둠 속에서의 키스

“객실이 없다고요? 무슨 호텔 객실이 이렇게 적어요?” 동준은 머리가 너무 어지러웠다. 점심 때 마신 술에서 완전히 깨지 않은 상태에서 저녁에 다시 술을 마시니 어지러운 것이 더한 것 같았다. 술이 머리 끝까지 가득 차 있는 기분이었다. “고객님, 이곳은 5성급 호텔이라 오후가 되면 객실이 다 찹니다. 아까 고객님이 프론트에서 예약한 세 개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직원이 웃으며 대답했다. 만약 동준이 30분만 늦게 갔다면 그마저도 없었을 것이다. 그는 어지러운 상태로 테이블 위에 엎드려 있는 원아와 문소남을 바라보았다. ‘총 세 명인데 어떻게 객실 두 개에 어떻게 나눠서 들어가지?’ ‘내가 문 대표님과 한 방에 묵고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자야 하나?’ 직원이 그를 보고 설명했다. “고객님, 고객님께서 예약하신 객실 중 하나는 디럭스 스위트룸입니다. 안에 침실이 두 개 있어서 두 분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직원의 말에 동준의 눈이 반짝 빛났다. 소남과 ‘염 교수’는 술에 취했다기 보다는 졸려 보였다. ‘아무래도 염 교수님이 준 약이 효과가 좋은 것 같아.’ 그는 직원을 바라보며 부탁했다. “그럼 이 두 분을 방이2개 있는 스위트룸으로 모시고 가 주세요. 저는 다른 객실에서 자겠습니다.” 동준은 왠지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직원 몇 사람이 힘을 합쳐 원아와 소남을 객실로 데리고 갔다. 동준은 두 사람이 무사히 객실에 들어간 것을 확인한 후, 비용을 계산하고 다른 객실로 향했다. 그리고는 주소은에게 연락해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한 후 잠들었다. 새벽. 원아는 갑자기 잠에서 깼다.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누군가 옆에 누워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깜짝 놀라서 얼른 일어나 침대 머리 맡을 더듬거려 스위치를 켰다. 옆에 누워 있는 사람은 소남이었다. 그녀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까 R국인들과 함께 술을 많이 마셨지만 미리 약을 먹어 두었던 탓에 괴롭지는 않았다. 단지 너무 졸려 잠을 자고 싶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