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60화 안녕히 주무셨어요?

원아는 문소남이 떠나도 별로 슬프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해독제를 개발해야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누군가에게 통제당하고 있다는 것은 너무 불편하고 힘든 일이다. 현재 공포의 섬은 사람도 돈도 풍족했다. 바로 약을 이용해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독제가 개발되어 사람들 손에 들어가는 날엔 공포의 섬은 곧 해체될 것이다. 원아는 이런 생각을 하며 해독제를 연구해야 한다는 결심을 더욱 굳혔다. 그녀는 살균기에서 샘플을 꺼냈다. 빨대에서 추출한 약의 샘플은 연구하기에 충분한 농도를 가지고 있었다. 성분을 분석하면 해독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원아는 실험책상 앞에 앉아 연구를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헨리가 영상통화를 걸어왔다. 그녀는 연구를 멈추고 한참이나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잠시 후, 헨리가 졸음이 온 것 같아 보이자 원아는 헨리를 재우고 전화를 끊었다. 헨리는 항상 원아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그녀는 아직 연구를 마치지 못했지만 밤을 새지 말라고 당부하던 말이 떠올랐다. ‘그래, 밤을 새는 건 좋지 않아.’ 원아는 물건을 정리하고 샤워한 후 잠자리에 들었다. 한밤중에 아파트 문이 열렸다. 소남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온 것이다. 그는 어두컴컴한 거실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왔다. ‘지금 원아는 잠들었겠지?’ ‘그렇지 않았다면 경계심이 많은 원아가 문을 여는 소리를 듣고 나왔겠지.’ 소남은 원아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또 그녀를 안심시키고 싶었다. 그는 작은 소리로 원아를 불렀다. “염 교수.” 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는 곧장 작은 방으로 들어가 불을 켰다. 한 사람이 잘 수 있는 침대 위에는 이불이 잘 놓여 있었다. 소남이 요리사에게 부탁해 준비하도록 한 것이다. 문소남은 실험용 책상 위가 어수선한 것을 보고는 원아가 오늘 실험을 했을 거라 생각했다. ‘정말 잠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는 것 같아. 여기서 대체 무슨 실험을 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