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1화 또 아파요?

송재훈은 현욱이 그렇게 많은 것을 조사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송현욱은 그동안 계속 나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는데 모두를 속이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공개했구나. 그러니까 문소남과 송현욱은 줄곧 내 행방을 단단히 주시하고 있었겠군...’ “형, 헛소리하지 마요. 형 지금 이연이랑 같이 있고 싶다고 내일까지 끌어들이지 마요.” 송재훈은 소통을 거부하는 모습이었다. 윤수정도 송재훈을 도와 입을 열었다. “글쎄 말이다, 음식은 함부로 먹어도 되지만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돼. 재훈이가 아무리 야망이 많다고 해도 우리 집안을 그런 지경에 빠뜨리지는 않을 거야.” “이 증거들이 공개되면 우리 집안을 귀찮게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 아시죠?” 현욱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윤수정은 할 말이 없어서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그 증거들을 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지만, 송상철의 표정에서 대략적인 것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현욱의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씨, 아...” 송재훈은 상황이 심상치 않자 바로 고통스러운 듯 소리를 질렀다. 윤수정은 빠른 걸음으로 병상 앞으로 다가가 초조하게 송재훈을 바라보았다. “재훈아, 또 아픈 거야?” “빨리 의사 불러와...” 송재훈은 아파서 숨을 크게 쉬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면 더 아프기 때문이다. 윤수정은 즉시 구급 벨을 눌렀다. 이연은 몸을 돌려 병상에 있는 송재훈을 바라보았다. 그는 아파서 얼굴색이 파랗고 하얗게 질렸다. 줄곧 도도하게 자신의 이미지를 중시하던 송재훈은 지금은 그냥 병고에 시달리는 불쌍한 사람일 뿐이다. 송재훈의 처참한 꼴을 보면서도 그녀의 마음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연민도 없었고, 고소함도 없었다.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처럼 눈빛이 매우 평온하다. 송재훈은 아파하면서도 이연을 바라보며 자신을 걱정하는 감정을 조금이라도 찾아보려 했지만 전혀 없었고,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송재훈은 좌절감을 느꼈다. 자신의 아픔은 이연에게 감정의 파동을 조금도 일으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