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8장
쇄성후의 시신에서 피 안개가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이천후는 발끝으로 잘린 뿔 조각 하나를 밀어내며 손바닥에 황금빛 불꽃을 꺼냈다.
“그만 돌아가자. 피비린내가 너무 진해서 머리가 아프군.”
그는 몸을 돌리며 쇄성후의 미간에 박힌 운명의 문양을 흘끗 보았다. 그 어두운 금빛은 이제 별가루처럼 흩어지고 있었다.
진기범이 그의 소매 끝을 붙잡았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세게 쥐고 있었다.
“서부 요역에 진후 동굴이 300개가 있다고 하는데 등천로에만 해도 순혈 진후가 열댓 마리 있어요. 그놈들이 형님께서 쇄성후를 죽인 걸 알게 되면 골치 아파질 거예요...”
“괜찮아.”
이천후는 어깨에 튄 핏방울을 손가락으로 튕기며 무심하게 말했다.
“만약 나한테 달려들면 모조리 한솥에 삶아주지!”
...
진기범은 입을 떡 벌렸다. 이 말은 너무 무모하게 들렸지만 지금 이천후 입에서 나오니 괜히 헛소리 같지 않았다. 쇄성후의 시신이 바로 앞에 있으니까.
“가자, 진기범. 저 앞이 남시장이야. 잠깐 들렀다 가자.”
쇄성후를 죽였는데도 이천후는 여전히 장터 구경할 마음이 있었다.
진기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이없는 듯 웃고는 요수 등에 올라탔다.
그 순간 홍비 공주가 유연한 비단 끈 유운도를 휘둘러 이천후의 탈것을 감아 멈춰 세웠다.
“서쪽 성문으로 들어가요!”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쇄성후보다 더 흉흉한 기운이 느껴져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공기가 찢어질 듯한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들리며 검은 옷을 입은 노인이 허공을 밟고 등장했다.
그가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반경 세 장의 유리 바닥이 박살났다.
이천후의 얼굴이 굳었다.
그 노인은 부대경 강자였다. 그것도 단순한 초기가 아닌, 중기 이상은 되어 보이는 강자였다.
쇄성후는 반보 부대경에 불과했고 진정한 부대경까지 단 한 걸음 남았지만 그 한 걸음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컸다.
이천후는 쇄성후를 죽일 수 있었지만 부대경은 아니다. 게다가 지금 눈앞의 인물은 부대경 초기보다도 훨씬 강한 기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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