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형님이 그 우둔한 입놀림으로 나와 겨루겠다니. 입만 열어도 내가 이기겠다.”
이무필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듣자 하니 그 활은 동궁에 있던 환관이 만든 거라던데요.”
일곱째 왕자 이무성이 덧붙였다.
“어마마마께서 이미 말씀해 주셨다. 고작 환관 하나쯤이야 신경 쓸 일도 아니라고.”
그때 이무열이 강청연과 김신재를 데리고 자리로 들어섰다.
강청연은 의자에 앉은 채 두 명의 환관에게 들려왔다.
발목을 접질린 게 오히려 다행이다 싶었다. 그 일이 아니었으면 혹시라도 김신재와 얽힌 내막이 들킬 뻔했다.
그 생각만으로도 김신재가 미워 죽을 지경이었다.
이무필은 성큼 다가와 걱정하는 척하며 말했다.
“이런, 형수님. 발을 어찌 다치셨습니까?”
“발만 좀 삐었을 뿐입니다. 무필 대군께서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강청연이 담담히 답했다.
이무필은 고개를 들어 김신재를 째려보더니 이무열에게 물었다.
“형님, 듣자 하니 그 활을 만든 것이 환관이라던데요?”
“소문이 빠르구나.”
“어마마마 덕분이지요.”
이무필은 입꼬리를 올리며 으스댔다.
그때, 덕종이 중전 민씨와 숙의 정씨를 데리고 용막을 나섰다.
“주상전하 납시오!”
모든 이가 일제히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
“전하를 뵈옵니다!”
“중전마마를 뵈옵니다!”
“다들 일어나거라.”
덕종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김신재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눈길을 슬쩍 숙의 정씨에게 주었다.
지금은 귀티가 흐르는 후궁이지만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겨우 열여섯이었다.
그리고 숙의 정씨 역시 조용히 김신재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빛 어딘가에는 평소와 다른 낯선 기색이 어렸다.
덕종은 중전과 숙의 정씨와 함께 자리에 앉고는 향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세자와 무필 대군. 각자 한 자루 향이 다 타는 동안 자기 생각을 말해 보거라. 그리하면 내가 판단을 내릴 것이니라.”
“단, 내가 한번 결론을 내린 이상 더는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복만이 향에 불을 붙이며 힘 있게 외쳤다.
“변론을 시작하옵니다. 반대 입장의 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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