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 전체를 놓고 보면 그리 심각한 병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심장병인데 남하연은 정말 자신의 몸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미간 조금 찌푸렸다고 자신을 노려보는 남하연에 조진성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퇴원했다가 또 무슨 일 생기면 어차피 다시 병원 와야 해요.”
“...”
맞는 말이지만 듣고 있자니 기분이 찝찝해 남하연은 자신의 가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쪽 핸드폰 가방 안에 있으니까 알아서 꺼내 가요.”
핸드폰이나 주려고 부른 건데 얼떨결에 병원에 남게 된 남하연은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한편 그녀의 말을 들은 조진성은 어안이 벙벙해 했다.
그날은 너무 바빠서 핸드폰을 잃어버린 줄도 몰랐었는데 이제 와보니 그날 남하연이 수술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게 고자질이 아니라 정말 핸드폰 때문인 것 같았다.
남하연의 수술을 마친 뒤 복도를 이 잡듯이 뒤져봐도 찾지 못해서 다른 사람이 주워갔겠거니 했는데 그걸 남하연이 주워서 보관하고 있었다니, 조진성은 괜한 사람을 오해한 게 미안했다.
“왜요? 내가 직접 가져다줘요?”
하지만 그런 조진성의 마음을 알 리 없었던 남하연을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남자의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를 향해 눈을 부릅떴다.
“아니에요.”
정신을 차린 조진성이 가방을 남하연 손에 쥐여주자 남하연은 도리어 눈을 크게 떴다.
직접 꺼내 가라고 말까지 했는데 이렇게 가져오는 걸 보니 생각보다 선이라는 게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남하연에게서 받은 핸드폰을 찬찬히 보던 조진성은 자신의 핸드폰임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
“고마워요.”
하지만 남하연은 그리 고분고분한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이 핸드폰 하나 때문에 그런 일까지 당했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로 되겠어요?”
코웃음을 치며 말하는 남하연에 조진성은 입술을 말아 물며 대답했다.
“역시 그렇게 쉽게 줄 리가 없죠.”
조진성의 말에 남하연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알면 됐어요.”
“지금 당장 퇴원 수속해줘요. 그거면 충분해요.”
어디 아픈 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