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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육진수는 마스크를 낀 채 나타나 그녀를 보며 말했다. “인아야, 우리 얘기 좀 해.” 설인아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육진수를 보았다. 그러더니 씩 미소를 지었다. “뭐야. 그 유명하고 대단하신 육진수 톱스타께서 왜 갑자기 날 찾아와서 얘기하자는 거지? 설마 아직도 나한테 미련이 남았어?” 육진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인아야. 과거의 일은 잊자. 더는 언급하지 말자.” 설인아의 픽 웃으며 양심도 없는 놈이라며 속으로 욕하고 있었다. 예전에 그를 위해 했던 일들을 더는 언급하지 말자고 하니 양심도 없는 놈이 아니라면 뭐란 말인가. 하지만 그가 왜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것인지 알지 못했다. 설인아는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그를 보았다. “얘기? 무슨 얘기? 네가 바람피운 얘기?” 육진수는 그녀와 사귀고 있을 때 설연우와 바람을 피웠었다. 지금도 대놓고 함께 다니면서 대체 왜 그녀를 찾아온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육진수의 안색이 더 어두워졌다. “인아야, 네가 화났다는 거 알아. 나도 인내심 있게 화 풀어줄 생각 있어. 하지만 정도껏 해.” 설인아는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만 나왔다. “뭐? 화 풀어 줄 생각이 있다고?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뻔뻔할 수 있는 거야?” ‘그동안 날 달래준 적은 있고? 내가 대체 누구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난 건데. 아니면 이젠 설연우한테 질리기라도 했다는 거야? 그래서 생각해보니 다시 내가 좋아진 거고? 하하, 육진수. 네가 이런 남자라는 걸 내가 왜 여태까지 몰랐을까!' 설인아는 차갑게 비웃으며 손을 들더니 그대로 육진수의 뺨을 갈궈버렸다. 짝! 육진수의 머리가 옆으로 돌아가고 얼굴에 있던 마스크가 바닥에 뚝 떨어졌다. 얼마나 세게 때린 것인지 손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의 표정이 확 변하더니 바로 떨어진 마스크를 주워 다시 착용했다. 볼이 얼얼하면서 분노가 피어올랐다. 그러나 그가 말을 하기도 전에 설인아는 서늘한 눈빛을 하며 말했다. “어때. 정신 좀 차렸어?” 인내심을 잃은 사람은 당연히 그녀여야 했다. 육진수가 인내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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