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우는 속눈썹을 떨며 등을 뒤로 기댔다.
이진아는 급히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의 뺨에 입을 맞췄다.
“저는 그 사람이 걱정되는 게 아니라 궁금해서 그래요. 며칠 전부터 계속 예전 기억이 되살아나는데 그 사람과 관련된 것만 떠올리기가 힘들어요. 그 사람의 얼굴은 마치 안개 속에 있는 것처럼 흐릿하고 제 기억 속에서는 항상 잘 보이지 않아요.”
“심지어 예전에 사형과 스승님과 함께 살았던 저택까지 기억이 나는데 여전히 그분들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아요. 조유하와 조유준의 일을 생각할 때만 그 기억이 조금 더 선명해져요.”
강현우가 자신의 입술을 가리키자 그녀는 잽싸게 뽀뽀했다.
“그래서 현우 씨는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요?”
뽀뽀를 받자 그는 기분이 좋아져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몰라.”
이진아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토록 신경 쓰면서 사형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고?’
“저를 속이는 거예요?”
강현우는 눈을 들어 그녀의 뺨을 꼬집었다.
“내가 지금 널 속이면 넌 화낼 거야?”
“안 화내요.”
그는 가볍게 웃으며 다시 창밖을 바라봤다.
“화 안 내면 됐어. 하지만 정말로 널 속이는 건 아니야. 나는 단지 네 입을 통해서 그 사람을 알게 된 것뿐이야.”
그 사람이 죽은 후에야 그 사람이 그녀에게 목숨보다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누가 그 사람을 죽였든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본래 마지막 임무를 완수하고 그녀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운명이 그들과 장난을 쳤다.
그는 눈을 내리깔며 한숨을 쉬었다.
“만약 그 사람이 살아 있다면 만나러 갈 거야?”
“만나러 가겠지만 반드시 현우 씨를 데리고 갈 거예요. 우리는 부부니까요.”
“진아야, 그 사람은 너에게 정말로 소중한 사람이었어. 너는 그 사람을 위해 목숨도 버릴 수 있었지. 너와 그 사람의 과거는 내가 끼어들 수 없어.”
그는 결국 오랫동안 그녀와 함께했던 사람이고, 그녀의 소녀 시절과 첫사랑을 가져간 사람이었다.
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