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에 통제된 후에는 이전의 인성이 남아 있을 리 없다.
소민준이 다가가지 않는 한 지금은 누가 다가가든 개들은 친절하게 대하지 않을 것이다.
이진아는 빠른 걸음으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는 소민준이 있었다.
하지만 소민준의 온몸은 비수로 그은 상처투성이였고 바닥에는 핏자국이 흥건했다.
“오빠!”
그녀는 소리치며 재빨리 다가가 그를 부축했다.
“오빠, 괜찮아요?”
소민준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 그녀를 한번 쳐다봤다.
눈빛에 재빨리 경계심이 스쳐 지나가더니 옆에 있는 비수를 움켜쥐고 찌르려 했다.
다행히 이재희가 순식간에 막았다.
이재희는 이 비수로 그은 상처들을 보고 심호흡을 했다.
“스스로 찌른 거야. 아마 자신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이곳에서 중상을 입은 것 같아. 어디에도 갈 수 없게 말이야. 조금만 더 늦게 왔어도 아마 죽었을 거야. 우선 병원으로 데려가야 해.”
이진아는 당황해서 곧바로 이재희와 함께 그를 부축했지만 묶여 있는 개 두 마리가 걱정되었다.
그녀는 이재희에게 지시했다.
“나는 우선 소민준을 병원에 데려갈게.
잠시 후에 사람을 보내서 널 데리러 올 거야. 너는 라키와 세키를 차가 닿을 수 있는 곳으로 옮겨놓고 다치게 하지 않도록 조심해.”
이재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가 멀어지는 것을 바라봤다.
이진아는 소민준을 병원으로 데려갔다.
의사는 빨리 수혈을 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과다 출혈이 일어나고 있어서 언제든지 위험할 수 있다고 말이다.
이진아는 의사들이 응급실을 들락날락하는 것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소민준이 겨우 안정을 찾은 후에야 그녀는 급히 병실로 들어가 그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며 옆에 있는 의사에게 물었다.
“오빠는 언제 깨어날까요?”
“모르겠어요. 하지만 건강상태가 좋아서 보통 사람들보다 회복 속도가 빠를 거예요. 지금은 생명에 지장이 없어요.”
이진아는 안심하며 침대 곁에 앉았다.
그녀는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재희가 이곳에 도착한 것은 세 시간 후였다.
라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