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옆 사람에게 당부했다.
“저분을 잘 감시해요. 땅에 있는 물건을 더 파헤치지 못하게 해요. 손에 피 흔적이 가득해요.”
그녀는 먼저 소민준을 보러 가려고 발을 옮기려 했지만 여자가 곧바로 따라왔다.
“이진아, 어디 가는 거야. 우리 다시 헤어지지 말자. 그 사람들이 곧 들이닥칠지도 몰라. 너는 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됐는데 곧 잡혀갈 거야. 아가씨가 이미 무슨 일을 당했어. 나는 네가 무슨 일을 당하는 것을 눈 뜨고 보고 싶지 않아.”
이진아의 발걸음이 멈추고 미간을 찌푸린 채 그녀가 말하는 그 ‘아가씨’가 혹시 자신의 친어머니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때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녀는 몸을 돌려 이 여자의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여자의 눈에서 눈물이 순식간에 쏟아져 내렸다.
“다 컸네. 정말 예쁘게 자랐어. 아가씨랑 많이 닮았어. 안타까워. 정말 안타까워.”
그녀는 계속 눈물을 흘렸다. 이번에는 어느 정도 정신이 든 것 같았지만 곧 머리를 감싸고 말했다.
“아가씨가 분명 못 볼 텐데 왜 이 세상에는 이렇게 잔인한 일이 존재하는 걸까? 왜 아가씨가 이런 일을 겪어야 했지? 분명 아가씨는 그렇게 착한 사람이었는데.”
그녀는 미친 듯이 머리를 숙인 채 무언가를 기억해낸 듯 이진아의 손을 꽉 잡았다.
너무나 힘을 꽉 줘서 손톱이 살에 거의 파고들 지경이었다.
이진아는 아프다고 소리치지 않았다.
그녀는 이 여자의 눈에서 강렬한 갈망을 보았다.
“이진아, 꼭 돌아가야 해. 그곳으로 돌아가서 그분들을 구해야 해. 모두 너를 기다리고 있어. 꼭 돌아가야만 해.”
이진아는 자신의 손등에 피 흔적이 새겨지는 것을 보며 이유 없이 매우 고통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어떤 약속을 해야 할지조차 몰랐다.
여자는 순식간에 무릎을 꿇었다.
“너를 볼 수 있어서 너무 기뻐. 다들 너희가 죽었다고 생각했어. 아가씨는 너무 슬프게 울었고 사방이 불빛이었어. 참, 그리고 물도 있었어. 온통 물과 불이었고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