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아는 마음이 더 좋지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소민준의 살인 충동이 억제되지 못하면 병원의 다른 사람들도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주지훈에게 전화해 곧바로 소민준을 강현우의 집으로 데려갔다.
그곳에 인력을 늘려 소민준을 감시했고 라키와 세키도 그리로 옮겼다.
라키와 세키의 현재 상황은 똑같았다.
소민준은 이 큰 방에 갇혀 이불을 덮은 채 겹겹이 보강된 창문을 통해 물었다.
“큰 형이 나를 찾아온 적이 있어?”
이진아는 현재까지 소식을 듣지 못했다.
“소아린을 구해낸 후 곧바로 비행기에 태워 보냈어요? 지금 소건우 쪽에서는 소아린이 무사하다는 것을 알았으니 분명 오빠를 강력하게 찾을 거예요. 오빠가 소씨 가문의 많은 일을 알고 있으니깐요.”
소민준이 입꼬리를 씩 올리는 바람에 입술이 찢어져 피가 흘렀다.
“내가 소씨 가문의 무슨 일을 알겠어. 나는 소씨 가문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 단지 큰 형이 나에게 맡긴 임무를 진지하게 완수하고 싶었을 뿐이지. 사실 형이 말한 다른 정보를 나는 하나도 기억하지 못해. 형이 그가 이렇게 할 줄은 몰랐어.”
이 말을 마치고 난 소민준은 고개를 숙이고 눈앞에 있는 이불에 물 자국이 번지는 것을 보았다.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는 황급히 뺨을 닦아내며 이진아에게 들키지 않으려 했다.
이진아는 두꺼운 창문을 사이에 두고 안에서 들려오는 흐느낌 소리를 들으며 칼이 자신의 심장에 박힌 듯 아팠다.
“오빠는 안에서 푹 쉬어요. 저와 현우 씨가 솔라리스로 돌아갈 때 다시 데리러 올게요.”
소민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창문을 통해 미세한 흐느낌 소리가 새어 나왔다.
이진아는 차에 탈 때 무력감에 휩싸였다.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나약함을 느꼈다.
상대가 누구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나약했다.
이재희는 묵묵히 옆에서 자두를 건네주었다.
장미색 자두는 주먹만큼 컸다.
그는 자신의 다른 손에도 자두를 쥔 채 맛있게 먹고 있다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너도 하나 먹어봐. 시고 달고 맛있어. 방금 길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