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화
서지수는 부엌 한가운데서 분주하게 채소를 씻고 손질하고 있었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물에 젖어 반짝이는 모습을 보다가, 신재호는 저도 모르게 그녀의 곁으로 가 도마를 붙잡았다.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뒤섞였다.
“요즘 내내 네가 직접 밥해 먹은 거야?”
“응.”
서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칼질을 멈추지 않았다.
“도우미 불러 줄까?”
“필요 없어.”
서지수는 단칼에 잘랐다. 칼과 도마를 다루는 손놀림이 능숙했다.
“나 지금이야말로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해.”
“...”
신재호는 그녀의 손에서 칼을 빼앗았다.
“비켜. 내가 할게.”
“오늘은 내가 너 밥 사는 날인데, 네가 칼을 잡으면 어떡해.”
“네가 만든 거 먹고 쓰러지면 어쩌냐.”
신재호는 특유의 투덕거리는 목소리로 받아쳤다.
“내 목숨은 내가 지키는 게 좋겠어.”
“네 요리는 안전할 것처럼 말하네.”
“나 조리사 자격증 있어.”
“진심이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알록달록 빛깔과 향이 완벽한 요리들이 줄줄이 완성되자 서지수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신재호가 방금 볶아 낸 요리를 그녀의 앞으로 내밀었다.
“한입 먹어 봐. 네 것보다 나을 거야.”
서지수가 젓가락으로 살짝 집어 맛을 보았다. 눈이 둥그레졌다.
“어때? 엄청 맛있지!”
신재호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넘쳤다.
신재호는 원래 입맛이 엄청 까다로운 편이었다. 그가 맛있다고 인정한 음식은 서지수와 소채윤도 예외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언젠가 서지수의 입맛을 완벽히 사로잡겠다는 일념으로, 그는 남몰래 요리를 갈고닦느라 꽤 애를 썼다.
서지수가 엄지손가락을 척 들었다.
“괜찮네!”
신재호는 더 우쭐했다.
서지수는 완성된 요리를 하나씩 식탁에 올려두고 그릇과 젓가락 두 벌을 꺼냈다. 막 밥을 먹으려는데 현관문이 두드려졌다.
신재호가 일어서며 문으로 향했다.
“누구세요?”
문을 여는 순간, 진수혁이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었다.
쿵!
신재호는 생각도 없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진수혁의 손바닥이 문을 짚었다. 신재호가 온 힘을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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