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수는 화가 났다.
"제발 이렇게 무례하게 굴지 마."
"이건 그냥 내 합법적인 권리일 뿐이야."
진수혁은 그윽한 눈으로 부드럽게 말했다.
"뭐가 무례한데?"
서지수는 입가에 맴도는 말을 끝내 꺼내지 못했다.
무슨 말을 하든 진수혁은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었고 늘 그렇듯 결국 말문이 막히는 건 서지수다.
"난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어. 그게 안 된다면...”
진수혁은 말을 멈췄다.
“진정한 무례함이 뭔지 보게 될 거야.”
서지수를 잡을 수만 있다면 진수혁은 어떤 수단이라도 이용할 준비가 되었다. 이로 인해 그녀가 자신을 싫어하게 되더라도.
"넌 항상 부모님을 싫어했잖아. 그런데 지금 하는 행동이 그분들과 매우 닮았다는 생각이 안 들어?"
서지수는 다른 방법으로 그를 설득하려 했다.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모습이 똑같아."
진수혁은 흠칫하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네."
"난 그냥 이혼을 원하는 것뿐이야. 이혼하더라도 넌 지금처럼 계속 하늘을 만날 수 있어."
서지수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강압적인 방법으로는 진수혁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다양한 말로 그를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 앞에서 네 험담도 하지 않을 거야."
"이혼하지 않는 건 결코 아이 때문이 아니야."
진수혁이 입을 열자 서지수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서지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그녀의 고운 피부 한 뼘 한 뼘을 자세히 훑어보았다. 얼굴에서는 괴로움, 거리감, 혐오 등 다양한 감정이 보였지만 그 어디에도 예전의 사랑은 없었다.
이럴수록 진수혁은 그녀를 곁에 두고 싶었다.
"오직 너 때문이야."
그는 예전에 했던 말을 반복했다.
붉은 입술이 파르르 떨린 서지수는 마음 깊은 곳에 수많은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착잡함도 있었고 확고한 선택을 받았다는 따뜻함도 있었지만, 더 많은 건 이 결혼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두려움이었다.
만약 둘 사이에 소유리가 없고 자존심을 해치는 말을 듣지 않았다면 서지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