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 때 대표님께서 팀장님이 보낸 자료를 프린트해서 가져오라고 하셨거든요." 서지수는 마치 진짜인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설명했다.
"나중에는 원본 파일이 더 편하다고 해서 원본을 가져다드렸는데..."
서로 눈빛을 주고받는 사람들 속에서 서지수는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
"아마 USB를 드릴 때 실수로 키가 같이 나온 것 같아요."
"이제 도착하신 것 같아요."
정예원은 타이밍을 보고선 재빨리 말을 돌렸다.
"저쪽으로 갈까요?"
"그럴까요?"
순식간에 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 자신의 파트너를 찾아갔다.
물론 이 일에 대해 각자 추측을 멈추지 않았다. 어떤 이들은 서지수가 일부러 키를 남겨 대표님의 관심을 끌려 했다고 생각했고, 어떤 이들은 서지수의 말이 진실이라고 생각했다.
서지수와 진수혁이 특별한 관계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키 하나 직접 가져다줄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각자의 추측이 무엇이든 이후 며칠 동안 아무도 서지수 앞에서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서지수 앞에서 얘기하지 않았다 한들 그들이 이 일을 회사 내 친한 동료들에게 수군거리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었다.
이로 인해 이곳에서 일어난 일은 이원 그룹 전 부서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백여진과 양희지도 포함해서.
양희지와 자주 수다를 떨던 세 사람은 이 소식을 듣자마자 그녀를 붙잡았다.
"지수 씨랑 대표님 무슨 관계인 것 같아요? 전에 소 비서님이 얘기해줬다면서요?"
"무슨 관계든 저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
진실을 알게 된 양희지는 더 이상 함부로 나서지 않았다.
"알고 싶으면 직접 물어봐요."
세 사람은 그녀의 반응이 이상했다.
양희지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묵묵히 일을 했다.
우연히 지나가던 백여진이 그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고 다행히 소문이 퍼지지 않은 것을 보고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서지수에게 메시지를 보내 상황을 물었다.
"거기 적응은 잘 되고 있죠?"
서지수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정말 잘 적응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새로운 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