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박영훈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봤다. 나도 머리가 지끈거려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고윤정이 이 정도로 매서운 사람이었나?’
나는 박영훈의 뒤를 따라 조민서를 보러 갔다.
방.
조민서는 침대에 누워 눈물만 흘렸는데 얼굴에는 선명한 손톱자국이 나 있었고 껍질이 까져 피가 난 상처가 군데군데 보였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런 조민서를 본 박영훈은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얼른 가서 의사 불러와.”
“의사는 이미 다녀갔어요. 찰과상이긴 하지만 흉터가 남을 확률이 높다고 하네요...”
“고윤정 그 발칙한 건 어디 있어?”
“이미 감금실로 데려갔습니다. 고씨 가문 사람들은 어떻게 처리하든 상관없다고 했어요.”
고윤정이 걱정됐던 나는 얼른 밖으로 달려 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고준호와 설미정은 자리를 비우고 없었고 고인우는 가로막혀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나를 발견한 고인우가 어두운 눈빛으로 물었다.
“윤정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
“아니. 조민서 씨 상태만 확인했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고인우는 머리가 지끈거려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네가 들은 그대로야. 어머니가 끌고 나가자마자 다시 돌아가서 조민서를 바닥에 누르고 때리더라고. 아버지, 어머니도 너무 화나서 이제 신경 쓰지 않겠대. 조씨 가문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내 마음도 따라서 무거워졌다.
“그래도 사사로운 복수는 하지 않겠지.”
고인우가 차갑게 웃었다.
“조씨 가문이 호락호락한 가문인 줄 알아? 얼굴에 흉이 졌으니 윤정이도 무사하진 못할 거야.”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미간을 찌푸렸다. 고인우가 그런 나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은 네가 소식이라도 알아봐 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 꼭 알아봐 줄게.”
다시 조씨 저택으로 들어가는데 박영훈이 나를 보며 얼굴을 굳혔다.
“너는 왜 돌아와?”
“할아버지 곁에 있어 드려야죠.”
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윤성이랑 결혼했으니 윤성이 할아버지면 제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