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윤이 남긴 일부 전승은 여황전의 전주에게 있다는 사실을 이천후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예전에 여황전을 찾아가 전승을 이어받으려 했으나 문전박대를 당했었다.
여황전의 전주는 이천후를 시험해야 한다며 그가 전승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선발전을 열겠다고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전주는 그에게 적의가 없었다는 점이다. 만약 이 노파가 전주의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신에게도 악의가 없을 터.
“내가 전주와 연관된 인물이냐고? 헛소리 마! 여황전 전체를 주관하는 건 바로 나야! 여황전의 전주는 내 친딸이고!”
노파는 지팡이를 바닥에 내리찍으며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이천후는 깜짝 놀랐다.
설마 했는데 노파의 정체가 여황전 전주의 어머니라니. 그렇다면 그녀는 여황전의 핵심 인물이고 그와 같은 편일 가능성이 컸다.
이천후는 경계를 조금 풀고 다시 물었다.
“어르신, 이곳에 오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노파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어. 등천로가 예상보다 일찍 개방되었으니 너를 여황전으로 데려가야겠어.”
“여황전으로... 돌아가라고요?”
이천후는 당황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무슨 뜻이긴, 하천윤 성인왕이 남긴 전승을 물려받아야지.”
노파는 태연하게 말했다.
이천후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전주님께서는 선발전에 참가해야만 전승을 받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등천로가 이미 개방되었으니 더 이상 선발전을 기다릴 시간이 없어.”
노파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게다가 넌 이미 금오 대왕까지 죽였으니 그 정도면 충분히 자격을 증명한 셈이 아니냐?”
노파는 이천후의 선 굵은 얼굴과 단단한 눈빛을 바라보며 그의 내면에 깃든 자신감과 패기를 확인했다.
그에게선 소년 패왕의 기질이 느껴졌다.
“나랑 여황전으로 돌아가 몇 가지 준비를 마치면 곧바로 등천로에 오를 수 있어.”
이천후와 노파의 대화를 들은 소지한과 탁재환은 적잖이 놀랐다. 이천후가 여황전과 이렇게 깊은 연이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게다가 여황전의 태상 장로가 직접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