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이 부딪히는 순간 황혜교의 전투복이 연꽃처럼 퍼져 올랐다. 은빛 단창이 허공을 가르자 맑고도 날카로운 봉황의 울음이 구름을 뚫고 퍼졌다.
그 소리와 함께 은빛으로 이루어진 봉황 한 마리가 그녀의 단창 끝에서 날개를 펴고 솟구쳤다.
창끝은 대각으로 치솟아 이천후의 목을 정통으로 겨눴다.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숨 막히게 날카롭고 잔혹한 찌르기였다.
이천후는 호쾌하게 웃으며 천조 신곤을 휘둘렀다. 붉은 화염이 하늘을 뒤덮으며 솟구쳤고 무기가 지나가는 자리는 허공마저 갈라졌다.
“무기 대결을 하자면 넌 아직 멀었어!”
이천후는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두 무기가 정면으로 충돌했을 때, 황혜교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그 힘에 밀려 그녀는 허공을 가르며 수십 미터나 뒤로 날아갔다.
단창 역시 극도급 신재로 만들어졌지만 결함이 있는 물건인 만큼 완전한 제국 병기인 천조 신곤과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녀의 눈동자에서 두 줄기의 금빛이 터져 나왔고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황혜교가 짧게 외치는 순간 몸에서 수상한 신력의 물결이 피어올랐다. 그녀의 두 눈은 완전히 금색으로 물들었고 그 존재 자체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도약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것은 마치 신령이 강림한 것 같은 변화였다. 몸에서 흐르는 금빛은 그녀를 신성하게 빛나게 했고 그 등 뒤로는 거대한 형상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 형상은 설명할 수 없는 존재였다. 하늘 위에 군림하는 듯한 신격의 실루엣.
그 발아래엔 금신을 입은 수많은 나한들이 엎드려 있었고 심지어 보살들마저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단순한 인간이 아니었다.
금빛 눈동자에서 두 갈래의 빛줄기가 뿜어졌고 그 빛마저도 신성한 위압을 품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거의 황금색으로 물들었고 연꽃 전투복도 금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다만 그녀의 손에 들린 봉황 단창만큼은 여전히 은빛을 유지하고 있었고 그 안에서 뿜어지는 빛은 더욱 눈부시게 빛났다.
이천후는 내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