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
조민희는 입가의 피를 닦아냈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구름 위에 앉은 얼음 여신 같았고 차가운 눈빛 속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굳은 결의가 담겨 있었다.
이천후는 그 말에 즉시 비전을 발동했다. 황금빛 문양이 그의 온몸을 덮으며 숨결 하나마저 불꽃을 품은 듯한 강대한 기세가 허공을 진동시켰다. 그는 마치 타오르는 태양 같았다.
“선남자여, 열반은 수단이요, 유위는 과정이며 법에 의지하고 사람에 의지하지 말라. 지혜에 의지하고 식별에 의지하지 말라...”
신비로운 경문이 이천후의 입에서 흘러나왔고 ‘열반경’이 성체의 힘을 이끌어내며 절대의 치유술로 바뀌어 조민희에게 전달됐다.
쿵.
이천후의 몸이 갑자기 거대한 산처럼 흔들렸다. 그의 피부에 거미줄 같은 금빛 균열이 퍼졌고 그 틈 사이로 용암 같은 금홍색 혈액이 스며나왔다. 불멸이라 불리는 성체조차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열반경’은 마치 끝없는 심연처럼 이천후의 근원을 빨아들였다. 조민희는 성체에서 전해지는 그 힘을 받아들여 상처를 회복하려 애썼지만 도의 상처는 여전히 완고하게 버티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제의 비전조차 소용이 없다면 무엇으로 치유할 수 있을까.
‘역시 안 되는 건가...’
조민희는 핏빛이 번지는 입술을 깨물며 손바닥의 열반경 문양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등 뒤에 드리운 상처는 살아 움직이는 짐승처럼 모든 치유 에너지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 순간 뜨겁게 달아오른 두 손이 그녀의 등에 닿았다.
“다시 한번 할게요!”
이천후의 눈동자에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성공할 때까지 계속!”
“너 미쳤어?”
조민희가 돌아보는 순간 달빛이 창틀을 넘어 그녀의 몸을 비췄다. 그녀의 피부 위에서 땀방울이 별빛처럼 반짝였다.
“한 번만 더 하면 네 성체도 위험해!”
“괜찮아요. 내 몸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조민희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그의 입술을 막았다. 그녀의 속눈썹에 핏방울이 맺혀 있었지만 그녀의 미소는 세상의 모든 비극을 녹일 만큼 아름다웠다.
“그러면 방법을 바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