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피가 흘러내렸고 그들이 뒤로 밀려나며 땅에 깊은 고랑이 세 줄이나 패이듯 새겨졌다.
슉.
그 순간 명희 성녀가 돌연 방향을 틀었다. 그녀는 도망치는 적을 추격하지 않고 오히려 한 줄기 유성처럼 전장 중심을 향해 돌진했다.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천후만 베어낸다면 이 전투는 그 자리에서 끝나게 된다는 것을.
이십 리 떨어진 화염지대의 중심에서 선황 성자와 맞붙고 있던 조민희의 몸이 갑자기 떨렸다. 동시에 그녀의 주위로 두 개의 둥근 광환이 떠오르며 두 개의 그녀와 똑같은 얼굴을 한 허영이 하늘을 찢고 튀어나왔다.
그것은 그녀가 갈라낸 두 개의 도체였다. 그녀는 온몸으로 명희 성녀와 청린 성자의 진로를 가로막았고 네 명의 형상이 격돌하는 순간 타오르던 하늘 전체가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저 인간 여자의 보리도체, 미친 거 아냐? 홀로 세 명의 전장을 맞서려 하다니.”
적산에서 구경 중이던 어느 고대의 천교가 강한 충격파에 밀려 세 걸음이나 물러섰고 손에 들고 있던 백골도마저 놓칠 뻔했다. 그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런 장면은 본 적이 없었다. 저 흰 옷의 여인은 본체가 선황 성자와 가까이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두 개의 분신이 절세의 천교 둘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세 명의 전장 중 누구 하나 동세대를 압도하지 않은 존재가 없었다. 청린 성자는 태고의 기린 진혈을 타고났고 명희 성녀는 태생부터 윤회의 비밀을 꿰뚫는 체질이었다.
그리고 선황 성자는 팔황을 태워버릴 수 있는 적금의 날개를 가진 신조의 후예다. 주변의 수많은 수련자들조차 지금 보고 있는 것이 꿈이 아닌가 싶어 자신을 몰래 꼬집기도 했다.
“오만도 정도껏 해야지!”
명희 성녀가 고함과 함께 허공의 떠 있는 산석 세 개를 산산조각 냈고 그녀의 몸에서 분출된 기운은 마치 쏟아지는 은하수처럼 폭발적으로 퍼져나갔다.
그러나 조민희의 움직임은 상식을 초월했다. 그녀의 본체와 두 도체는 셋의 절정 무공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공격을 퍼부었고 그녀가 내지르는 일격마다 산을